-
-
군주론 - 제3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에 읽은 '군주론'은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읽기가 굉장히 버거웠었다.
까치출판사에서 강정인 교수와 김경희 선생의 공동번역으로 나온 이번 <군주론>은 술술 잘 읽힌다.
그만큼 번역이 잘 되었다는 얘기다.
1.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모든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미온적인 지지만 받는 이유는 잠재적 수혜자들이 한편으로 과거에 법을 일방적으로 전횡하던 적들을 두려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회의적인 속성상 자신들의 눈으로 확고한 결과를 직접 보기 전에는 새로운 제도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 따라서 개혁적인 군주와 미온적인 지지자들은 큰 위험에 처하게 마련입니다.
2. 셰익스피어의 어느 작품에서 읽었는 줄 착각하고 있었던 구절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 방법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해진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1번을 읽은 분들은 저도 모르게 우리나라의 현실과 아주 딱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2번을 읽은 분들은 저도 모르게 운명에의 도전 정신이 불끈하고 솟구칠 것이다.
나는 <군주론>을 읽으면서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잔인한 현실을 깨닫고 그럼에도 운명에의 도전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
'그거면 된거다'라고 자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