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쾌락 변태에 대하여 - 억눌리고 은밀하게 숨겨진 우리 내면의 악의 본능
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 문신원 옮김 / 에코의서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어쩐지, 저자의 거창한 약력에 비해서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책이었는데, 역시, 문제는 번역이었다.
아래는 정과리 교수의 서평이다. 어쨌거나, 번역자에게 한 마디 정도는 해주고 싶다. "능력 안 되는 일은 좀 하지 마라. 제발.....,"
더 심한 욕을 하고 싶으나, 군자는 성낸 듯 말하지 않는 법이니, 이쯤에서 군자인 내가 참겠다.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해 말하자. 한마디로 간신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프랑스어 독해 수준의 범용함은 일단 논외로 하자(어쨌든 간신히나마 읽을 수는 있게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 우선 정신분석과 철학의 전반적 상황에 대한 번역자의 정보가 너무 가난해서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의 역사』의 저자를 엘리자베트 드 퐁트네로 만들고 푸코를 그 책 서문을 써 준 사람으로 돌리는가 하면, 데리다를 “동물행동학자, 인지주의자, 행태주의자들"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게다가 해독이 까다로운 부분들은 빈번히 번역에서 제외하고, 아무도 그 까닭을 짐작 못할 번역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각주의 상당 부분을 누락하거나, 때론 본문에 포함시키기도 한 것은, 번역의 윤리를 새삼 되묻게 한다.  
원저에 없는 그림들을 삽입한 것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라는 명분에 의해 용인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본문에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변태'라는 역어를 책 제목에 사용한 것이며, 장 제목을 제멋대로 의역하고, 원저에 없는 절들을 분할해 그럴 듯한 제목들을 달아 놓은 까닭은 또한 무엇인지? 원서가 가진 매력이 아니었더라면 이 서평을 쓰기 위해 원서와 문장 하나하나를 대조해가는 고역을 치르지 않았을 것이다.(정과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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