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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골든 슬럼버 ㅣ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애비 로드>는 비틀즈가 마지막으로 녹음한 앨범이다. 이미 분열된 밴드를 폴 매카트니가 어렵게 뭉치게 했고 앨범 후반의 여덟곡은 따로 녹음한 곡을 이어 붙여서 메들리로 완성했다 한다.
작가는 그 곡중 하나인 <골든 슬럼버>을 이책의 제목으로 소설을 썼다. '황금빛 단잠' 이란 뜻을 가진 골든 슬럼버. 자장가를 연상시키는 잔잔한 가사와 노래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을까?
소설은 전직 택배기사로 한없이 선한 인물인 아오야기란 한남자가 총리암살범이란 누명을 쓰고 하루아침에 도망자신세가 되버린 이야기다.
거대한 권력의 조작된 음모속에 오로지 살기위해 뛰어야하는 그의 앞에 뜻밖의 조력자들이 나타나고 소설은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칠수 없게 만든다.
사실 음모에 휘말린 주인공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도망자가 된다는 이야기는 영화에서 간간히 보았던 내용들이라 그닥 새롭게 다가오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아온 헐리우드식 영화속 도망자들은 명석한 두뇌와 신기를 넘어설듯한 감으로 결국은 자신의 누명을 벗고 해피엔딩을 맞이하지만 이사카 코타로 작가는 다르게 접근한 듯 하다.
살인은 커녕 세상의 눈을 피해 도망다니고 있는 와중에도 인간의 최대무기는 '신뢰'라고 믿는 어리숙하고 바보같을정도로 착해빠진 주인공의 능력은 신통치않다.
과부신세 홀애비가 안다고 했나? 조력자들 역시 경찰에 쫒긴 경험이 있는 연쇄살인범과 범법자출신, 비행청소년들까지 생각지도 못한 인물들과 옛친구들의 도움은 숨막히는 긴장감속에 의외의 감동을 주기도 한다.
"시작 부분 기억나?" 그렇게 말한 뒤 모리타는 첫 부분을 흥얼댔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옛날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는 의미인가?"
"반사적으로, 대학 시절 함께 놀던 때가 떠올랐어."
"돌아갈 고향이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는 늘, 그 시절 우리가 떠올라." 모리타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127p)
소설에는 비틀즈의 <골든 슬럼버>란 노래의 의미를 옛친구들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의미가 돌아갈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나 평범한 일상과 또는 사랑하던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것일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작가는 위험에 빠진 주인공을 돕기위해 옛친구들을 소환하는 장치로 이노래를 쓴게 아닐까싶다.
'그럴 사람이 절대 아니야'라는 옛친구에 대한 '신뢰'
그들은 노래를 통해 문득문득 행복했던 추억들을 떠올린다.
어쩌면 비틀즈의 폴매카트니의 예전 멤버가 그리워 다시한번 모으고 싶어 하는 마음처럼 그리운 시절로 돌아가고픈 이사카 코타로, 작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골든 슬럼버." 가즈는 노래를 그치더니 말했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라는 구절을 반복했다. "어쩐지 그런 기분이 들어요. 이제는 두 번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없으니까. 옛날에는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어느새 다들 나이를 먹고." (435p)
또다른 작품인 <화성에서 살생각인가?>이란 소설과 비슷하게느껴지는 면도 있었고 영화로 만들어질만큼 극적인 전개와 탄탄한 구성의 소설보다는 갱시리즈나 사신시리즈, 마리아비틀처럼 개성강한 캐릭터들의 촌철살인 대사들을 쏟아내고 독특한 소재들을 다루는 소설에서 작가의 매력을 느낄수 있어 개인적으로 더 좋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