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책들에서 출간된 [세번의 키스]는 유순희 작가의 장편청소년소설이다. 10대 아이들의 유명아이돌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현실속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 더욱 공감하면서 본듯 하다. 내게도 10대인 그것도 제일 말 안듣는다는 중학교2학년인 딸아이가 있는데 초등학교때부터 좋아하던 아이돌이 있어서 이른바 '덕질'을 남들 못지않게 하고 있는 중이다. 좋아하는 그룹의 공연장은 물론이고 팬사인회도 다니며 그들의 앨범을 소장하고 아이돌 오빠들로 인해 울고 웃는 모습을 보면 이해가 안가서 난감할때도, 살짜기 화가 날때도 종종 있었다. 언젠가 공연장에 간 딸아이를 데리러 간적이 있었다. 비도오고 공연이 끝난 늦은 밤 10대 소녀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데 울면서 나오는 아이들, 팔짝팔짝 뛰는 아이들, 얼굴이 벌개져서 상기된 표정인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지나치는데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봐서 행복해 죽겠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 동시에 앞에서 역시 똑같이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는 딸아이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하는지 나는 도통 모르겠다. 소설속 주인공들인 세명의 고등학생인 소라, 현아, 마녀는 아이돌 그룹인 블랙의 일명 '사생팬'으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그중 소라는 어릴적 가족과 함께 잠시 살던 '상파울로'에서 만났던 남자아이와 블랙의 시준이 너무 닮아 확인하기 위해 사생팬이 되어 늘 시준의 뒤를 쫓아 다니게 된다. 세명의 아이들은 택시를 타고 블랙의 차를 쫓고 숙소에 몰래 들어가고 블랙의 하루일과를 감시하는등 점점 도를 넘게 되는데... 기울어진 가정형편으로 상파울로에 계신 아빠대신 몸이 약한 엄마를 도와 어린 세명의 동생을 돌보아야 하며 가족에게 위로받지 못하는 사춘기 소녀인 소라. 힘든 내색조차 못하고 참아왔던 탓인지 소라는 사소한 것에도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 소녀이다. 그런 그녀에게 중학교때 왕따를 당했던 상처가 있는 현아와 자신을 버린 엄마를 기다리며 험한일들을 겪어 자살까지 시도했었던 마녀라는 친구는 감정의 안식처같은 존재들이다. 어디서도 위로와 애정을 받지 못한 텅빈 마음때문일까? 그녀들이 연예인이라는 화려한 겉모습에 맹목적이고 광기어린 팬심은 소설이라지만 문득 섬뜩하기까지 했다. " 상파울루의 봄에는 길거리마다 팬지꽃이 피어 있어. 네가 그랬지, 원래 팬지꽃은 흰색이었다고. 큐피드가 세 번의 키스를 해서 세 개의 빛깔을 한데 가진 특별하고도 신비로운 꽃이 되었다고. 예전에 나는 누군가 세 번의 키스로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랐어. 그런데 세 번의 키스는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해 주어야 하는 거더라, 특별해지라고, 아름다워지라고, 신비로워지라고..."(172p) 흡사 팬픽같은 이야기로 시작된 소설은 우리 아이들이 조금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작가의 마음이 듬뿍 담긴 결말을 담아냈다. 자신들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갈 아이들의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소설이다.
스스로를 꽃피우는 세 번의 입맞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