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해피투게더란 프로에서 '지금 만나러갑니다' 라는 제목으로 해외입양아를 다뤘던 기억이 난다. 당시 예능에서 '해외입양아'라는 흔치않은 소재로 프로를 만들었기에 굉장히 흥미로워서 관심있게 보았었다. 어릴적 여러가지 사연으로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이 성장한 후 자신의 친부모를 찾는 과정을 그린 프로는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맘이 아프기도 해서 눈물 꽤나 흘렸던 듯 하다. 또 작년에 휴먼다큐에서 40년전 입양된뒤 두번의 파양과 양부의 학대로 버려지고 시민권조차 없어 추방당한 한남자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잊을수가 없다. 결국 몸이 불편한 친모를 찾아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그의 모습은 해외입양이란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던 계기가 되었었다. 그뒤 해외입양이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내게 자음과 모음에서 출간된 [베이비 박스]라는 제목의 소설을 본 순간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역시 아기일때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한 소녀가 한국으로 친모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되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다. 주인공인 18세 리사 밀러. 파양되면서 알게된 한국이름 윤미지. 아기일때 미국으로 입양된 그녀를 사랑으로 키워주며 정신적 지주이자 보호자였던 양부의 죽음뒤 남겨진 한쪽 부모에게 파양된다. 좌절과 의욕없는 삶을 살던 리사는 친모를 찾아 만나보라는 친구 가비의 권유로 한국으로 가게 되고 미국에서 알게된 유학생 진의 집에서 한국사람들의 생활을 겪으며 한국이란 나라를 조금씩 알게된다. 아이비는 한국 정부가 미혼모를 방치해 베이비 박스 같은 게 만들어졌다며 흥분했다. 결국 나라 책임이 크다는 말이었다. 나는 무엇이 옳은지 따질 만한 정신이 없었다. 갓 태어난 내가 담요에 싸여 베이비 박스에 들어가는 상상을 하며 몸서리 쳤을 뿐이다. 내가 베이비 박스가 아니라 어느 집 문 앞이나 고아원 앞에 버려졌을지도 모르지만, 그곳은 또 다른 베이비 박스였을 것이다. (123p) 어렸을적 홀트아동복지회라는 입양기관을 통해 예쁜옷을 입고 밝은미소로 웃는 아이들을 접했을땐 그저 잘사는 선진국인 외국에서 맛있는거 많이 먹고 부를 누릴 그들의 삶만을 그렸었던것 같다. 그들이 커가는 과정과 낯선땅에서 이방인취급을 받으며 살아갈 또다른 모습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기에 방송을 통한 이야기들을 접했을땐 그저 놀랍기도 하면서 나의 무심함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친부모를 찾기위해 유전자검사에 대한 책의 내용중 알게 된 사실하나는 해외 입양 60여 년 동안 입양된 아이들 수가 20만 정도인데 아이를 찾으려는 유전자검사를 신청한 친부모가 100명도 안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사연과 이유로 키울수 없는 상황을 이해할수 밖에 없다해도 낯선 땅에 입양된 사람들에겐 적지않은 충격과 상처가 될수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베이비 박스라는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마련된 공간을 통해 입양아들의 이야기를 리사라는 한 소녀로 인해 무겁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렇지만 쉽게 버려지고 입양보내지는 아이들의 보호받지못하는 삶과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은 해외입양의 민낯을 보는듯 마음이 까끌해진다.
‘나‘를 찾아 떠나는 입양소녀의 퍼즐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