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굴러가는듯한 일상속에서 술한잔이 생각나는 밤들이 있다. 전쟁을 치루듯 아이들 뒤치닥거리와 하루세끼 식사준비와 집안청소를 끝마친 뒤 걸려온 전화한통.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의 맥주한잔의 시간은 정말 꿀맛같다. 신랑흉을 안주삼아 아이들 학업에 대한 이야기며 핫한 드라마이야기에 열을 내고 지나간 추억들을 소환해 깔깔거리는 시간들. 그렇게 술이놓인 탁자위에 쏟아져 나오는 그렇고 그런 시시콜콜한 우리네 일상이야기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책의 취한말들은 시가 된다라는 표지속 부제를 보며 괜시리 웃음이 나온다. 젊은날의 술에 취하고 치기어린 감정들에 취해 쏟아내고 추억이란 이름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을 그때의 내가 부끄러워서. 알코올은 몸을 데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음까지 데운다. 온도를 너무 높이면 다 타버리고 녹아버리는 것처럼, 내 몸과 마음 역시 지나친 알코올을 맞닥뜨리면 그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맛이 가버리기 마련. 하지만 적당한 취기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사람으로 만든다.(13p) 책은 술에 대한 이야기들과 시가 담겨져있다. 일상생활속 술이 소재가 되어 작은 에피소드들이 그려져있는데 역시 술이 소재가 된 시와함께 실려있다. 책을 읽는동안 작가들과 시인들이 술자리에 함께 앉아 술한잔, 시한편 주거니 받거니 하며 청춘과 낭만을 이야기 하고 사랑을 노래하며 지치고 고단한 일상에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건넨다. 문득 그옛날 풍류시인들이 술한잔 걸치며 아름다운 시조를 읊는 모습을 생각하니 역시 술과 시는 잘 어울리는 한쌍같다. 책의 공동저자이자 팟캐스트 두 DJ가 쓴 이책속엔 반가운 시인들의 이름들이 보인다.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인 나태주,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해진 최영미, 채식주의자의 저자 한강, 섬진강 시인 김용택등 술과 어울리는 시들로 에세이와 잘 어우러져있다. 책에 소개되는 술의 종류도 다양하다. 가십맥주,블루문,듀체스드 부르고뉴,페일라거, 테넌츠라거등 처음들어본 맥주의 이름은 어떤맛일지 궁금함을 준다. 그중 녹차소주를 만드는 방법이 잠깐 소개되는데 개인적으로 꼭 한번 만들어 마셔보고 싶다. 코끝이 찡해지는 소주에 쌉싸름한 녹치티백을 넣어 만든 녹차소주를 표현한 글은 소주를 좋아하는 내겐 정말 참기힘들 정도였으니. 지금 이시간 술한잔놓고 일상속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마구 수다떨고 싶은 밤이지만 눈으로 읽고 마시는 [시시콜콜 시시알콜]에 취하는걸로 위로삼는 밤이다.
시시콜콜 시시알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