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멈춰버린 늙지않는 사람들, 과연 축복받은 삶일까? 수명연장에 대한 인간들의 탐욕과 인간의 존엄성조차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앞에 마주하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자음과 모음에서 출간되었다. 평균 수명이 150세인 '라론 증후군' 환자가 등장하는 소설 [사라진 요일]. 이름조차 생소한 라론 증후군은 성장호르몬 이상으로 당뇨나 암에 걸리지 않으며 성장이 멈추고 죽을때까지 늙지 않는 희귀 난치병이라 한다. 늙지않고 왜소한 외모로 보통사람의 두배이상의 수명을 산다는 라론증후군 환자는 지구상에 300명 정도 존재한다. 특이한 소재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동동섬이라는 고립된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복수와 생존을위한 그들의 숨가뿐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에필로그로 포문을 연 소설은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듯 불안한 심리상태인 정원이 등장한다. 두아이의 엄마인 정원에게 어느날 갑자기 날아든 낯선 편지 한통으로 그녀는 불안한 나날들을 보낸다. 그러던중 고향친구 주희의 권유로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떠나온 동동섬에 가게 되고 주희의 호출로 합류하게된 대호와 상협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만나게 되는 또다른 인물 김경훈. 라론증후군 환자인 그와의 만남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추격전이 시작되고 ...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 게 비단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찮을 겁니다.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범죄율 급증에 따라 세출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국가재정은 파탄지경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질서를 잃어버린 어두운 사회의 그늘 속에 질 나쁜 범죄자들만 설치고 다닐 겁니다."(147p) 평범한 인간의 삶처럼 희노애락을 느끼며 중후하게 나이 든 노신사로 늙고싶었던 김경훈의 소망은 그를 이용하려는 검은 세력들에게서 힘겹게 탈출한다. 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되면서 밝혀지는 음모와 은폐된 시간들. 소설은 최상진이란 허구의 인물을 통해 은폐된 시간들을 책으로 출간하며 파란을 일으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동동섬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소설속 소설은 사라져간다. 이 책은 그닥 길지않고 군더더기없는 구성으로 깔끔하게 전개되고 추리소설이 주는 재미도 있었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주목한 수명연장에 대한 폐해와 존엄한 죽음에 대해, 나는 인간이 인갑답게 살면서 시간의 흐름에 상응하는 노화와 자연사란 신이 인간에게 준 진정한 축복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죽음이 없는 생은 결코 빛나지 않는 법입니다. 죽음이 없는 세상에선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사어(死語)가 될지도 모르겠군요."(148p)
사라진 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