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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걸 1
미야기 아야코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교열이 재밌어질 일 절대 없거든요. 난 꼭 패션 잡지 에디터가 될 거야."
출판업계와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졌었기에 제목에서 오는 생소함은 어쩔수없는 궁굼증으로 이어졌다.
'교열'이란 단어가 흔히 쓰이지 않기에 읽기 전 찾아보니 쉽게 말해 원고의 내용중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일이라 한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통통튀는 발랄함은 왠지 읽기 전 기분좋은 뭔가를 기대하게된다.
오랜시간 패션잡지 덕후로 패션 에디터를 꿈꾸며 종합 출판사인 경범사에 입사한 에쓰코.
그렇지만 생각지도 못한 '교열부'로 배속받게 되고 교열부일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다양한 문제들을 겪게된다.
교열부에서 패션잡지 편집부로 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에쓰코는 자신을 무시하는 남성들에게 절대 주눅들지 않으며 익숙하지 않은 교열작업도 제대로 해나가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선을 넘지않는 독설과 직언들. 예리한 관찰력과 기억력으로 다양한 사연들을 하나둘씩 풀어나간다.
패션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치장하는데에 결코 아끼지않는다.
패션에디터를 꿈꾸는 여성이기에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보단 자신의 꿈을 쫒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캐리어우먼으로 보이는건 아마도 그녀의 포기하지않는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일테다.
"유토리도 평소에는 이런 소리 잘 안 하거든요. 그리고 댁처럼 얄팍한 어른한테 우는소리 한다는 말 안 듣도록 일도 열심히 한다고요. 그리고 그쪽이야말로 원고를 좀 보고 나서 작가한테 넘기라고요. 주입식 교육 받았다면서.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손을 많이 대야 해, 이 무능한 인간아."
(25p)
책한권을 내기까지 모든 일들을 영화나 책들 통해서 간접적으로 접할수밖에 없기에 '교열'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이 소설은 읽을수록 새로운 흥미를 더해간다.
등장인물들의 매력은 여주인공인 에쓰코만 있는것이 아니다.
늘 에쓰코와 투닥거리면서도 어려운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가이즈카, 여린감성을 가진 요네오카, 에쓰코와 썸을 타게 될 꽃미남 모델겸 작가 고레나가, 촌스럽지만 시조마리에의 열성팬인 후지이와까지 이 소설엔 어느 하나 무시해버릴 만한 캐릭터가 없을 정도다.
아프로머리 고레나가와의 사랑은 어떻게 될지,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패션잡지 에디터는 될수 있을지, 좌충우돌 그녀의 직장생활과 성장이야기인 이 소설의 다음편들이 궁금해진다.
에쓰코에게는 외모가 반반한 것이 정의이며, 외모를 반반하게 꾸미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정의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똑같은 정의가 교열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학 책을 교열하고 싶어서 출판사에 들어온 요네오카는 일본어를 좀 더 아름답게 가다듬는 작업에서 황홀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감각인지 짐작도 가지 않았는데, 오늘 비로소 알았다.(25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