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 학창시절이었던 그때는 국내입양보다는 해외입양이 더 많은 이슈가 되었다. 방송에 해외입양아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기도 했고 국내입양을 했던 사람들은 주변에 알려지는걸 많이들 꺼려했던 분위기였다. 특히 부자집이나 자식이 없는 집 대문앞에 두고가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는데 그아이들을 '업둥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요즘과는 많이 다른 모습들이었다. 몽실북스에서 만난 츠지무라 미즈키의 [아침이 온다] 라는 소설도 '입양' 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두 가정의 이야기가 그려져있다. 좋은 조건속 가족을 이루고 싶었으나 아이가 생기지 않는 가족과 축복받지 못한 아이를 임신한 15살 중학생 아이의 가족 이야기. 그들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지 곱씹어 본다. 남편인 기요카즈의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낳을수 없는 사토코. 그들은 우연히 TV에서 베이비 배턴이란 입양기관을 알게 된다. 입양을 결정한뒤 기관을 통해 만나게 된 15살 중학생의 임산부인 히카리가 낳은 아들 '아사토'의 정식 부모가 되어 키우게 된다. 7년뒤 아이를 돌려달라는 낯선 여인의 전화를 받으며 사코토와 기요카즈는 그녀를 만나게 되는데.. 핏줄로 이어진 친부모와 말다툼 같은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란 노력해서 쌓아 올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가족은 아무리 핏줄로 이어졌다 한들 오만하게 굴어서는 쌓아 올릴 수 없는 관계다. 사토코 부부가 만난 그 가족은 진정한 가족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니, 누구도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140p) 혈연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서로 사랑하며 신뢰하는 사코토의 가족과 15세 중학생이던 아이의 임신에 충격을 받은 히카리가족의 갈등과 방황. 그들을 보며 가족이란 핏줄로 이어졌다는 이유로 단단해지는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어린아들의 잘못이 아님을 끝까지 믿어준 사코토처럼 상처받은 히카리를 보듬어 주지 못하고 결국 막다른 길로 내몬 히카리 가족이 너무 안타깝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는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아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웃고 장난치며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평범한 가족들. 주변에도 아이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또 간절했던 마음만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모습이 작가가 취재한 사람들의 실제 사례들이라 한다. 사토코는 분명히 깨달았다. 아침이 왔다는 것을.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 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나왔다. 여원히 밝아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지금 밝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아침을 가져다 주었다.(142p) 진부하지 않아 더욱 좋았던 소설. 환희와 기쁨의 아침을 맞이해보았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소설. 문득 '너무 당연한 거에도 감사함을 잊지않게 해주세요' 라며 기도하던 어릴적 딸아이의 기도가 생각나는 밤이다.
아침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