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혐오예요 - 상처를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 하는 말
홍재희 / 행성B(행성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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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설일 경우 작가가 하는 말을 공감하기 어렵다면 그책을 완독하는 시간들이 길게 느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임팩트 강한 제목에서 부터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목소리겠구나 싶어 귀기울여 듣고싶었다.
작가는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비인간 동물 문제에 오랜시간 활동해온 독립다큐멘터리 또는 독립영화감독 6명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인 그들에게 행해지는 혐오들과 생겨난 배경들 혐오를 끊어내야할 방법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책이 이론적이고 학문적이고 틀에박힌 글이었다면 아마도 빠른시간에 완독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경험한 시간들과 살아 펄떡이는 날것의 삶을 살아온 그들의 날선 목소리가 독자의 귀를 한껏 기울이게 만든다.

최근 우리나라현실을 비약적인 표현으로 '헬조선'이라 하는데 이것은 비단 경제적인 어려움만을 얘기하는것이 아닐것이다
사회가 불안해지고 억눌린 분노의 해소로 사회적약자인 그들에게 '혐오'라는 화살이 날아가게 되고 혐오의 대상마저 사회적 약자를 넘어 다양한 여느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된다.
책은 6개의 장으로 나뉘어 감독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두번째 장의 장애인에 대한 이길보라감독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부끄러운 과거가 생각났다
둘째아이가 들어갈 유치원옆에 있는 장애인들이 다니는 복지관때문에 걱정을 하던 나는 아이아빠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받았었다.
그때의 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다르다'라는 것에 대한 무지함에서 온 알량한 걱정어린 마음때문이었다.
책에서 언급한 한 중학교건물 안에 발달장애인 직업훈련센터 개관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시위내용을 읽으며 나또한 그들과 똑같이 자신들의 행동과 발언이 장애인 혐오라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했었다.

'잠시나마 생각을 바꿔보는 것,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의 편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도록 계
속 연습하는 것이다. 이것이 혐오에 맞서는 첫걸음이다'(81p)

'저는 타자가 되는 경험은 결국 상처를 받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상처를 통해 자기라고 믿었던 견고한 틀에, 고정된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는 거죠.'(148p)

혐오 심리. 타인을 나와 차별하고 싶은 마음, 편협된 사고와 선입견으로 나역시 사회적 약자이면서 또한쪽에 서있는 그들을 혐오의 말로 상처입히고 있는것은 아닌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고 살았던건 아닌지 느끼는게 많았다. 
이책을 읽고 공감과 소통, 타자가 되는 경험을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혐오를 없애고 차별없는 보편적 인권이 우리 모두의 삶에 당연한 권리가 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건 혐오예요》를 통해 우리 마음 속 혐오가, 정의를 바로 세우고 평등을 실현하며 민주주를 복원하려는 정당한 분노로 바뀌기를 염원한다. 아울러 불편하지만 외면해선 안 되는 그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독자 여러분이 함께해 준다면 이 책은 의무를 다한 것이리라.'  (p224 작가 후기중)

그건 혐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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