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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잇다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6월
평점 :
이 작품은 내가 탄생시킨 작품 중에 가장 순수한 나를 담고 있다'
맨처음 이책의 앞장을 펼쳐보면 소재원이란 작가의 이력이 나와있다.
83년생이라..아직 30대인 그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
이 작품은 소재원작가가 쓴 열 작품 중에 가장 순수함을 담았고 가장 열성적이며 희망이 가득했던 소설이라 작가 본인이 말하고있다
소재원작가에게 `아버지`란 어떤 의미이며 그가 하고자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 소설은 두사람의 아버지 또는 아들인 그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서수철과 서민수는 부자관계이며 아버지인 서수철은 치매초기 판정을 받아놓은 상태이다
아버지인 서수철은 육십 평생을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한가정의 가장으로 살아왔고 지금은 의사의 치매판정을 인정할수없지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정리한다
아들인 서민수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한 일을 가족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일자리를 구하고있지만 쉽지않다
한사람은 자신의 신변정리를 하고 요양원에 들어가기전 마지막 여행길을 떠나고 또한사람은 현실에대한 고민과 도피로 인한 여행길을 떠난다
그러나 그들의 여행은 담양의 어느 한적한 대나무숲,부용산,낚시터등 아버지와 아들의 행복한 기억을 남긴 추억의 장소로 가고있지만 엇갈린 행보로 인해 만나지는 못하게 된다
서수철은 여행도중 만나 자신과 같은 치매병을 앓는 동년배의 할아버지와 서수민은 폭력적인 아버지밑에서 도망친 가출소년을 만나 동행하게 되면서 잊고있었던 아버지의 존재와 희생, 아픔,행복,웃음,슬픔, 모든 감정이 아버지와 닮아 있다는 것을 아버지도 나처럼 살았던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나는 읽을수록 그들이 안타깝다. 아버지로써 자식에게 한없이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함이. 아버지로써 자식들에겐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야함이.
한가정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의 무거운 짐을 나는 전부를 이해할수는 없지만 자식에대한 무한사랑과 부모앞에서 한없이 부족한 자식들의 마음이 결혼을 하고 아이을 키우면서 이제는 조금씩 알게 된듯하다
아버지 서수철의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아버지와 있었던 추억속에서 그리움이 묻어 나고 가족을 거느린 가장의 무게에 힘들어하는 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안부한번 제대로 물어봐주지 않는 서운함을 썼을땐 나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서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가라는 소재원작가는 이소설에서도 우리들의 아버지 그들을 약자라고 말하고 있는듯하다
"운명이겠지. 아비라는 명찰을 단 우리들의 운명이겠지. 너도 그리 살고 있겠지. 네 할아버지가 살았던 것처럼 그리 희생을 하며 살고 있겠지. 미안해하지 마라. 이게 바로 아비라는 존재들의 몫이니."
나의 아버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어떤 노래를 즐겨 불렀던가...
새삼 나역시 그에 대해 아무것도 생각나는것이 없는듯하다
늘 말이 없고 놀아주지 않고 해준게 없다는 생각에 서운함 가득한 어린시절이 있었고 사춘기때는 대화한마디 하지 않으며 아버지의 존재는 나랑 거리가 먼 사람인듯 했다
이소설을 읽으며 나는 나의 아버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본다..당신도 삶을 위로받고 싶은적이 있을까?
결국 소설의 주인공 서수철은 기억을 모두 놓고마는데 마지막 이름을 묻는 그의 대답에 서글픔을 느끼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우리 다 잊어도 서로 이름을 기억해 둡시다. 알겠소?"
"나 아부지 이름 알아"
"서병훈."
"그럼 댁 이름은 뭐요?"
"내 이름?"
"나? 민, 수, 아,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