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아내
A.S.A. 해리슨 지음, 박현주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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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신간소설 [조용한 아내]의 주인공 조디는 아들러 연구자이자 심리상담사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아름다운 미모와 헌신적인 아내인 그녀. 조디는 남편 토드가 수시로 바람과 외도를 하고 있지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가정을 지키고 있다. 안정된 가정과 평온한 삶을 원했기에 비난조차 하지않았던 조디는 토드의 돌이킬수 없는 일로 이혼까지 요구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변해야함을 느낀다. 표면적이었지만 나름 평온했던 일상을 깨트린 그날로 부터 조디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더이상의 용서도 없다.

 

 

가정 스릴러 소설이라지만 심리 스릴러 소설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소설이다. 조디와 토드의 심리에 촛점을 맞춰 관찰과 묘사가 주를 이루어졌기 때문인지 스릴러의 심장쫄깃한 긴장감은 거의 느껴지질 않는다. 하지만 20년동안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침묵했을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짠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켜왔던 가정이 깨지고 풍족하게 누려왔던 여유로운 일상마저 위협을 받게 되는 조디의 심리변화에 공감하며 집중하게 된다.

사실 바람난 남편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내들의 이야기야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수 있고 심지어 주변에서 흔히 들었던 단골 수다거리가 아니던가. 그래서인지 같은 여자로 뻔뻔한 토드에게 화도나고 살인까지 생각하는 되는 조디의 굴절된 심리에 섬뜩하면서도 또 가슴한켠이 시리기도 하고 읽는내내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론 주인공 조디가 좀 더 당당하고 더 멋진 남자를 만나고 자신의 일에서도 성공하는 결말을 바랬는데 바램과는 다른 행보에 조금 아쉬웠지만 반전결말은 나름 꽤 만족스러웠다.

 

 

인생에서 좋은 일만 일어날 것이라고 믿던 시절. 그것은 약속이었다. 그때 토드가 나타났고, 그는 증거였다. 꿈과 실현할 의지를 지닌 남자가 있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무척 끌렸고 각자가 원하는 상황속에서 그들의 자리를 확신했다. 그때 그녀는 삶이 사람을 구석으로 몰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사람들은 너무 어려서 사물의 함의를 이해하지 못할 때 선택을 하게 되고, 각각의 선택으로인해 가능성의 영역은 좁아진다.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면 다른 직업은 사라진다. 하나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415p)

 

 

작가의 유작으로 남겨진 [조용한 아내]. 마지막까지 생각지도 못한 작은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방심하지 말아야 할 소설. 영화로 제작되어 배우 니콜 키드먼이 주인공 조디역을 연기한다고 하는데 세련되고 도시적인 조디의 이미지와 너무 잘어울려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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