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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19년 11월
평점 :

추리소설가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교통경찰의 밤]. 교통사고를 주된 테마로 6가지의 단편을 담은 소설은 다재다능한 이야기꾼이라 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면모를 알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싶다. 개인적으로 다작으로 인해 풍성하지 못한 내용의 소설과 신선하지 못한 이야기전개로 아쉬웠던 몇몇의 작품에 비하면 훨씬 더 담백하면서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라 생각한다.
6편의 단편에는 뜻하지 않은 행동으로 큰사고를 만들기도 하며 또는 교통사고의 가해자인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은 일상속 자주 접하게 되는 사건사고에서 보듯 낯설지 않다.
교차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에서 시각장애인 소녀의 놀라운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게되는 [천사의 귀], 사소한 부주의로 한여자의 남편을 사망하게 만든 [중앙분리대], 초보운전을 위협한 댓가로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되는 [위험한 초보운전], 불법주차로 인해 누군가의 생명을 잃을수도 있는 이야기인 [건너가세요],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 누군가에게 큰 해를 입힐수 있는 모습을 그린 [버리지 말아줘]등

"누구든 으레 노상주차를 합니다. 경찰이 단속에 두 손을 들어 버릴 정도예요. 이 사람도 저 사람도 그걸 전혀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주차 위반 딱지를 붙여도 태연히 떼어 내는 사람도 있어요. 주차장도 없으면서 대형차를 구입하기도 하고. 다들 미쳤다고밖에는 할 말이 없어요."(178p)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품인 소설은 제목에서 언급한 교통경찰들의 활약은 많지 않다. 한사람의 경찰이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형식도 아니다. 더불어 단순한 추리소설이라 하기에는 화려한 트릭도 없으며 사건을 추리하며 해결해 나가는 방법도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상식없는 가해자에게 가해지는 소소한 응징에서 느껴지는 통쾌함과 사소한 부주의 하나로 소중한 생명을 잃을수 있다는 경각심까지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
크던작던 주위에서 종종 일어나는 교통사고. 누구든 때론 가해자도 될수 있으며 또는 피해자도 될수 있기에 소설속 이야기가 가볍게만 읽혀지진 않았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교통경찰의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