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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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물이 살고있는 습지는 지구상 가장 중요한 생태계 가운데 하나라 한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살기엔 가혹한 환경이기도하다.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주인공 카야는 그곳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 눅눅한 습지, 척박한 땅은 한곳도 없는 빈곤한 지역, 무엇보다 혼자 남겨진 여섯살 카야가 살아가야 하는 그곳은 야생이다.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소녀의 성장을 담은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작가 델리아 오언스의 첫 소설이다. 70세의 동물학을 전공한 여성학자인 그녀의 첫 소설은 출간반년만에 100만부 판매로 밀리언셀러가 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소설을 읽기전 무명작가의 데뷔작이 높은 판매율을 내며 입소문을 타는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것이란 생각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소설은 '체이스 앤드루스'라는 한 남자의 살인사건과 '카야'의 성장과정을 번갈아가며 그려진다. 개인적으로 읽을수록 어린소녀 카야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조금 힘들었던 소설이다.
술주정뱅이에다가 폭력적인 아버지곁에 여섯살 어린소녀 카야만 남기고 모두 떠나버린 가족들. 정신차리고 어린 카야에게 잘해주나싶던 아버지마저 집을 떠나버리고 홀로 살아가야하는 카야. 어린 카야에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보다 더 힘들게 하는건 지독한 외로움이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상처와 난생처음으로 간 학교에서 받은 놀림은 카야를 더욱 고립된 삶을 만든다.
하지만 카야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존재들이 있다. 유색인종이었지만 카야의 성장을 도운 점핑과 메이블, 글을 가르쳐주고 사랑을 알게 해준 테이트. 그리고 그녀를 기르고 보호해준 습지의 땅과 모든 생물, 야생이 숨쉬는 자연이다.

카야가 비틀거리면 언제나 습지의 땅이 붙잡아주었다. 콕 짚어 말할 수 없는 때가 오자 심장의 아픔이 모래에 스며드는 바닷물처럼 스르르 스며들었다.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더 깊은 데로 파고들었다. 카야는 숨을 쉬는 촉촉한 흙에 가만히 손을 대었다. 그러자 습지가 카야의 어머니가 되었다.(49p)

 


살아남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와 육체적인 성장만을 그렸다면 마음을 울리는 진동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마시걸'이라 불리며 습지에 사는 쓰레기란 멸시를 받았지만 테이트에게 글을 배운뒤 스스로 책을 찾아 읽고 생물학자가 되어 여러상을 휩쓴 일곱권의 책을 출판한 카야. 그녀의 삶이 내겐 너무 경이롭기만 하다.
그렇지만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카야라는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라 할수만은 없다. 테이트와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소설, 살인미스터리, 법정스릴러와 함께의외의 반전을 선사하며 최고의 가독성까지 주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마음을 파고드는 한 인간의 외로움과 카야가 살고 있는 습지에 대한 작가의 표현은 아름다운 문학작품을 읽은듯하다.

혼자 지낸 건 그녀 잘못이 아니었다. 그녀가 아는 것은 거의 다 야생에서 배웠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자연이 그녀를 기르고 가르치고 보호해주었다. 그 결과 그녀의 행동이 달라졌다면, 그 역시 삶의 근본적인 핵심이 기능한 탓이리라.(4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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