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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예전에 한 개그맨이 두가지 상황속에서 선택을 놓고 고민하던 단막극 예능프로인 인생극장이란것이 있었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던 늘 후회가 남는 삶을 보여줬던 주인공인 개그맨의 모습은 예능이라고 가볍게만은 보여지지않았던 프로였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한다. 한번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것이 인생이기에 '그때 그랬으면 어땠을까' '내가 왜그랬을까'란 후회는 늘 있기 마련.
가키야 미우의 [후회병동]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의 후회스러웠던 지난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주인공인 여의사 루미코가 우연히 주운 마음을 읽는 청진기를 통해서 말이다.
엄마처럼 배우가 되어 화려한 삶을 살고 싶었던 서른셋 사토코,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직장과 일밖에 몰랐던 가장인 휴가, 자신의 반대로 연인과 헤어져 40이 넘도록 결혼을 안한 딸 때문에 마음이 편치않는 70대 노부인 지토세. 중학교시절 오해와 잘못된 선택으로 소식이 끊긴 친구와의 일들이 후회로 남아 되돌리고 싶은 남자 야에가시.
청진기너머로 가슴속에 후회로 남았던 과거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해보는 네사람. 그들이 바꾼 선택은 자신들이 원하는 후회없는 삶이 되었을까?
누군가에게 마음의 고통을 토로하고, 당신이 옳았다, 당신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당신은 훌륭하다, 좋은 인생이었지 않은가, 라고 격려를 받는다. 평온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으려면 결국 그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333p
호스피스병동이 배경이 되어 현재와 과거를 오고가는 판타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후회병동]. 청진기를 통한 과거 자신의 후회가 남긴 시간속으로의 여행은 사랑하는 가족의 걱정을 모두 내려놓은채 후회없는 편안한 휴식을 맞이했을 것이다.
무수한 선택속에서 살아왔을 나에게도 분명 후회로 남아있는 기억들이 있다. 현재의 나는 그시간들을 되돌려놓는다거나 바꾸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소설속 인물들처럼 삶의 끝에 서게 될때 어떤 마음이 들까?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으며 처음 알게된 가키야 미우의 소설은 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가며 마음을 울리기도 한다. [후회병동]역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젊은 의사인 루미코가 우연히 주운 청진기로 환자들의 마지막 가는길을 후회없는 삶이 되도록 배려하는 모습으로 변해가며 잔잔한 감동을 주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