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세계사 - 교양으로 읽는 1만 년 성의 역사
난젠 & 피카드 지음, 남기철 옮김 / 오브제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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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세계사]는 1만년 성(sex)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1만년이라는 긴 역사속 인류의 성문화를 다룬다는것은 조심스럽지만 꽤 흥미로운 주제다.
책을 읽기전 저자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한명의 작가가 쓴 것이 아닌 난젠 & 피카드라는 독일 뮌헨에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모임의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 출간한 책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방대한 자료들과 이야기가 풍성했던 책이 아니었나싶다.
책은 인류의 출현과 섹스의 시작이라 할수있는 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에피소드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역사교과서처럼 시대별로 담아냈다. 기사나 칼럼형식의 세장남짓한 짧은 이야기들은 읽기시작하자 술술 잘 읽힌다.

신석기시대는 지구상의 여러 지역에서 인류의 생활양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인류는 동물을 사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을 길들였으며, 야생 곡식을 채집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밭에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타리를 세우고 저장고를 만들어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은 수천 년간 지속됐다. 기원전 8000년경에 중동 지역 뿐 아니라 남부 유럽, 중부 유럽, 그리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지역에서도 이런 과정이 진행됐다. 인류 문화사의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섹스’라고 표현하는 아름다우면서 마음을 어지럽히고 혼란스럽게 하는 행위는 이때 시작됐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 간의 단순한 성교 이상을 의미하는 섹스였다. (22p)

인류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책의 초반 자유로운 성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점토판에 새겨진 '미동과 섹스를 하는 남자는 고난에서 벗어난다'라는 기록을 통해 추정되는 수메르인들의 동성과의 항문성교, 이집트인들의 악어의 똥을 섞어서 만든 피임약, 신화이야기에서 유래된 이집트의 고품격 최음제로 쓰인 식물인 맨드레이크, 인류최초의 포르노 서적인 투린 파피루스등. 이런 자유분방한 성이야기는 철기, 헬레니즘 로마, 중세시대를 지나 현재까지 이어지며 오랜 역사속변화와 지속되어지는 성문화를 심도있게 그렸다.
신화속 인물과 성경이야기, 유물과 문헌등을 통해 들여다본 섹스이야기는 과감하면서 거침없는 표현으로 읽는도중 잠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시대가 다른만큼 다양한 성문화를 엿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인류의 보편적 관심과 주제라 할수있는 '섹스'는 자유분방했던 이전 사람들의 성문화와는 다르게 근엄한 인류의 역사속에선 터부시되었다한다. 성이 억압받던 시기인 계몽주의 시대 미국 보스턴에서 상상속 동침을 했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당했던 믿기힘든 사례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발칙한 성인문학이라는 [에로틱 세계사]속에는 함께 실려있는 귀여운 그림들이 글을 이해함에 있어 도움을 주곤 하지만 고대유물이나 문헌같은 실제 사진이 실려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란 개인적인 생각도 든다. 성에 대한 편견과 무지한 편이지만 쉽고 가볍게 읽을수 있었던 [에로틱 세계사]. 무엇보다 성이야기라는 소재부터 책의 내용까지 유쾌하고 흥미롭게 읽을만한 책이다. 참고로 이책을 밖에서 빨간 겉표지는 벗기고 읽을시에는 조금 민망스러울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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