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를 응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한겨레21의 손바닥문학상. 사회적 이슈나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찾는 공모전엔 특별한 제한없이 누구나 응모할수있다. 전문 작가들을 상대로 중단편 작품중 수상작을 선정하는 공모와는 다른 문턱 낮은 글쓰기대회라 생각하면 될듯싶다. '세상과 때로 악수하고 때로 뺨을 후려치는 문학을 기다린다’는 슬로건을 내건 손바닥문학상 공모전에는 어떤 작품들이 선정되었을지 궁금해진다. 한겨레에서 출간된 손바닥 문학상 수상작품집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동안의 수상작품을 모아놓은 책이다. 제1회 대상을 받은 '오리 날다'부터 제10회 '파지'까지 평범한 사람들 또는 소외받는 약자들의 모습등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결을 섬세하게 들여다볼수 있는 작품들을 만날수있다. 첫번째 대상수상작인 신수원의 '오리 날다'는 높은 철탑에서 농성중인 해고된 여성노동자를 그린 이야기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당해고에 대한 농성이 소설의 배경이지만 높은 철탑위에서 해결해야 하는 '배변'문제가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한뼘공간속에서 견뎌야할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는 한 사업체의 노조위원장으로 노동과 투쟁의 현장에 있었던 저자의 경험이 바탕이 된 이야기라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오리날다], [파지], [비니]처럼 노동자의 이야기뿐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가정폭력을 함께 다룬 [정광판 인간], 20대 젊은 남녀의 팍팍한 현실과 기울어진 삶을 다룬 [수평의 세계], [벌레]등 무엇보다 병석에 누운 노모와 자신의 가족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의 남성을 그린 [치킨런]은 고령화사회속에서 우리역시 마주쳐야 할 슬픈현실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손바닥이라는 명칭이 어울릴만큼 짧은 단편들이지만 어느작품하나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단편 하나하나가 작가의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진솔함과 어두운 삶의 단면을 담백하게 이야기 하고 있어 가볍게 읽을수가 없었다. 일반독자로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도서들의 완성도나 문학에 대한 깊이있는 평은 논하진 못하겠으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데서 오는 공감은 오랜 여운이 남는다.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한다는 건, 산다는 건 어쩌면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은 것일까. 조금 더 특별하고, 보다 위로 가기 위해 달렸던 시간들이 숨을 들이마시는 것과 동시에 몸 안으로 들어왔다. 명치 한가운데에 똬리를 틀곤 빠져나가지 않았다. 그저 나의 사람과 함께 무사히 오늘을 보내고,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것, 간단해 보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닐까. 문득 당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희붐하게 피어오른 개나리 같던 그 미소가. (-245p 치킨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