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눈이의 사랑
이순원 지음 / 해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지구를 오가는 뻐꾸기의 어미 새 붉은머리오목눈이고, 이름은 육분이다. 언제나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177p

이순원의 장편소설 [오목눈이의 사랑]의 주인공은 육분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새다.
서녘하늘위로 떠오르는 작고 앙증맞은 별자리의 이름을 가진 육분이는 붉은머리오목눈이로 흔히들뱁새라고 알고있는 새다.
몸집이 작고 보잘것 없는 작은새지만 자신이 품고 키웠던 새끼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특별하다.
자신의 둥지안에 몰래 놓고 간 뻐꾸기의 알까지 품고 꽁지빠지도록 벌레를 물어다 먹이며 애지중지 키우는것을 보면 말이다.
처음에는 남의 알인지 모른채 자신이 낳은 알보다 커다랗고 푸른색을 띈 뻐꾸기의 알을 품은 육분이다. 그러나 태어남과 동시에 앵두란 이름을 지어주며 키운딸은 어느날 제 어미인 뻐꾸기를 따라 날아가 버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린 앵두를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육분이는 결국 앵두를 찾아 머나먼 여정을 시작한다.

"돌아가서 생각해 보게. 지난여름 인연을 맺었던 뻐꾸기 새끼는 그 녀석을 키우는 동안 육분이 마음에 사랑스럽지 않았는지. 이제까지 늘 우리 오목눈이 새끼를 키울 때만 사랑스러웠는지."
돌아가서 생각할 것까지도 없었다.
사랑스러웠다. 사랑스럽지 않고서야 못할 일이 그것이었다. 우울하고 비감스러운 것은 그 너머의 인연에 대해서이다. 내 둥지에서 자라서 날아간 뻐꾸기 새끼와의 인연이 단순히 우리가, 또 내가 정말 바보 같고 멍청해서만 맺어졌던 것일까. -69p

[오목눈이의 사랑]을 통해 남의 둥지에 자신의 알을 낳는 뻐꾸기의 탁란에 대해 알게되었다.
어미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조차 다른 알들보다 먼저 태어나 모두 둥지밖으로 떨어트리고 둥지를 독점하며 가짜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자란다. 자연적인 습성이라 하겠지만 안좋게 생각되는건 어쩔수 없다. 
하지만 소설속에선 먼거리를 날아와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가 다 자라면 되찾아 아프리카로 날아가는 어미 뻐꾸기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린다.
사시사철 볼수있는 텃세이자 작고 가냘픈 오목눈이인 육분이의 모습에서 모성애가 무엇일까란 생각을 해본다.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모녀가 되어버린 오목눈이와 뻐꾸기. 앵두에 대한 그리움으로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는 육분이의 모성은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않다. 
부모와 자식은 하늘이 만들어준 인연이라고 한다.
자신의 우매함을 탓하지만 뻐꾸기의 새끼를 품게되는 운명과 인연을 받아들이는 육분이. 여리고 작은 텃새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어미의 마음은 강하고 무엇보다 크지않나싶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우화같은 이야기지만 가볍게읽히지는 않는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하니 황선미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따뜻한 울림을 주지않을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