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나 죽은자를 인도하는 저승사자에 대한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과학으로도 밝힐수 없는 세계에 대한 관심은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많이 쓰이고 무한한 상상력을 통해 창조되어지곤 한다. 사후세계의 판타지를 그린 후지마루의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죽은자를 가리키는 '사자'나 죽은자를 인도하는 '사신'이 등장한다. 풀지못한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하는 사자들. 그 사자들의 미련을 풀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사신들. 어찌보면 흔하디 흔한 이야기일수도 있는 이 소설엔 '추가시간'이라는 특별한 키워드가 숨어있다.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는 '사신' 아르바이트 제의를 받고 동급생인 하나모리 유키와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사자들을 만나게된다. 비현실적인 아르바이트에 반신반의 하던 사쿠라는 돈도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약속된 근무기간을 끝내고 나면 소원 한가지를 들어주겠다는 약속에 혹해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사자들의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주어진 제한된 시간. 그렇지만 죽음을 피할수는 없는 사자들에게 추가시간동안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기억조차 무효화 되어버린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추가시간은 잔인한 신의 배려일까? 신의 선물일까? 어느 누구에게도 남지 않는 기억과 미련조차 풀수없을 수도 있지만 후회로 가득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은 분명 의미없진 않을것같다. 결국 잃는다 하더라도 그사이에 웃으며 지낼 수 있다면, 그것도 분명 아주 의미 있는 일이겠지. 슬픔을 없앨 수는 없어. 하지만 슬픔을 능가할 행복을 찾아낸다면 분명이 세상에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거야. 아사쓰키한테 배웠는데, 과거에 괴로워하기보단 내일에 희망을 품어야 행복해질 수 있나 보더라고. 우리도 마지막으로 그런 기적 같은 시간을 보내자 - 295p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만화같은 표지와 경쾌한 라이트노벨이라는 책소개와는 다르게 사자들이 안고있는 사연의 무게가 묵직하다. 후회하지 않도록 순간순간 소중하게 여기며 뜻밖의 행복은 작은 일상속에 있다는것. 더불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 이 시간들이 무척 감사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