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라일락 걸스 1~2 세트 - 전2권 걷는사람 세계문학선 3
마샤 홀 켈리 지음, 진선미 옮김 / 걷는사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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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 우리는 기차에서 내려 지옥으로 곤두박질쳤지만, 그때는 아무도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230p)

2차세계대전을 온몸으로 겪은 세여자의 이야기인 [라일락 걸스]. 전쟁이 배경이 된 소설과 제목속 라일락이라는 꽃이름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독일의 히틀러가 폴란드와 프랑스를 침공했던 전쟁을 소재로 나온 영화들과 책을 종종 봐왔던터라 이 신간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않았다. 하지만 [라일락 걸스]를 집필하게 된 저자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카피라이터로 활약하다 소설가가 된 작가 마샬 홀 켈리는 잡지에서 본 한여성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치의 여성 강제 수용소인 라벤스브뤼크의 생존자를 도운 미국여성인 캐롤라인 패리디. 그녀의 이야기가 계기가 되어 수용소의 생존자들의 증언과 많은 기록과 저서를 통해 [라일락 걸스]가 쓰여졌다.

지옥과도 같았던 라벤스브뤼크 여성수용소의 생존자인 카샤. 그곳에서 나치의 인체실험을 주도했던 독일인의사 헤르타. 라벤스브뤼크의 생존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도운 미국인 캐롤라인.
국적도 나이도 모두 다른 그녀들이지만 모두 전쟁의 폭력속에 무력했던 희생자이다.
소설은 누구보다 삶을 유린당한 카샤에 주목한다.
나치 독일이 폴란드인, 반체제인사, 매춘여성, 정신병자 등을 강제로 수용했던 라벤스브뤼크에 가족과 함께 수감된 스무살의 카샤. 그곳에서 사랑하는 엄마를 잃고 반인륜적이고 끔찍한 인체실험을 당한다. 
생존자가 되어 자신의 고향에 돌아가 가정을 이루고 간호사란 직업을 얻으며 새로운 삶을 살지만 수용소안에서부터 쌓였던 증오와 무력감으로 위태로운 삶을 이어간다.

"이들은 캐롤라인이 미국으로 데려온 폴란드 여성들입니다. 라벤스브뤼크에서 이 여성들은 래빗으로 불렸습니다. 두가지 이유에서죠. 그들이 수술받은 후 수용소를 껑충거리며 뛰어다녔기 때문이고, 또 나치의 실험토끼였기 때문입니다." (작가의 말중)

넉넉치 못한 가정속에서 어렵게 의학을 공부한 헤르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그녀가 수용소로 발길을 정한건 여성으로서 의사의 삶을 살고자 현실과 타협한게 아닐까싶다. 여성의 인권조차 없던 시대 의사란 여성에게 쉽게 허락된 직업이 아닌듯하다. 
프랑스배우이자 유부남인 폴을 사랑하게 된 캐롤라인은 미국인이자 전직 배우였다. 독일이 프랑스까지 침공하자 사랑하는 이의 안부를 걱정하며 전쟁으로 인해 어려운 아이들과 여성을 위해 헌신하는 그녀. 인체실험의 희생자였던 래빗들의 존재를 알게되면서 카샤와 만나게 된다.

역사상 가장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낸 2차세계대전.
전쟁의 소용돌이속에 개인의 삶은 파괴당하고 방향을 바꾸게 한다. 하지만 참혹한 현실에서 용기와 의지로 생존과 더불어 삶을 찾은 이들은 분명있다.
나는 소설이 그들을 [라일락 걸스]라 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것같다.
거친 겨울을 지낸 후에만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라일락. 삶이 파괴되는 고통속에서도 치유와 화해와 사랑으로 자신만의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그녀들의 삶과 닮아서일 것이다.

“아버지는 이 꽃들을 좋아하셨어. 그래서 꽃을 보면 아버지가 생각나. 그렇지만 아버지가 없는 라일락이 내게는 큰 슬픔이기도 해."
캐롤라인은 장갑 낀 손으로 뺨을 문질렀다. 손을 떼자 눈 아래 검은 얼룩이 남았다. 
"그렇지만 나는 한 면만을 생각했던 거야. 아버지는 라일락이 거친 겨울을 지낸 후에만 꽃을 피운다는 사실을 사랑하셨어. 그런 어려움을 거친 후에야 이 모든 아름다움이 나타나게 되니 기적이지. 그렇지 않아?” (28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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