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모리 에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자유롭고 개방적인 환경에서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의 지력을 길러주고 싶습니다."

교육에 대한 화두는 학부모들이 모인 장소에선 늘상 빠지지않는 관심사다. 두아이를 둔 내게도 무엇보다 큰 관심사이기도 하고. 큰아이가 중학교입학하고 그동안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사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었다.
초등교육과는 다른 중등교육에선 공교육에만 맡기기엔 한계가 있다는 담임선생님의 권유때문이다. 나름 자기주도학습을 잘하고 있던 아이라 걱정조차안했는데 실제 공교육의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그런 말씀은 종종 마음을 뒤흔들곤 했다.
결혼전 미술강사로 일했을 당시 학원으로 과외로 선행학습을 위한 사교육에 휘둘리던 아이들의 모습에 일찍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터라 고민을 많이 한듯하다.
아이와의 대화와 아직은이란 이유로 사교육은 하지 않고 지냈지만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될듯 하다.

500페이지를 훌쩍넘는 모리 에토의 [초승달]를 읽으니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모습을 그대로 담겨있는지. 
1960년대 학원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3대째 교육자의 집안인 오가미가족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공교육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고자 학원을 차린 고로와 지아키. 학원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지아키와 그런 아내를 이해못하는 고로는 충돌한다. 더군다나 가족의 따뜻한 울타리같았던 할머니 요리코의 죽음과 부모의 갈등속에 세 딸은 상처를 받고. 소설은 학원을 운영하며 서로다른 신념으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그안에서 위태로워지고 붕괴되는 가족들이 긴시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조금씩 치유되는 과정들을 보여주고있다.
어쩌면 [초승달]의 저자 모리 에토는 진정한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를 던지고 가족의 갈등과 화합하는 모습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는게 아닐까싶다.

"오시마씨, 전 학교 교육이 태양이라면 학원은 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태양의 빛을 충분히 흡수할 수 없는 아이들을 어둠속에서 고요히 비추는 달, 지금은 아직 여릿한 초승달에 불과하지만 반드시 둥글게 차오를 거예요."(34p)

유일하게 한국과 일본에서만 발달한 학원문화.
군국주의 교육으로 공교육을 불신하게 된 지아키가 바꾸고 싶었던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 입시경쟁과 학원을 공격하는 문부성과의 갈등으로 조금씩 변질되는 모습은 낯설지않다. 요즘 뜨거운 감자로 이슈가 되고있는 드라마인 스카이캐슬만 봐도 알수 있듯이 말이다.
무엇보다 제역할을 하지못하는 공교육에 희망을 버리지않고 교사가 된 큰딸 후키코. 배울곳을 선택할 수 없는 아이들 곁을 지키면서 함께 배우겠다는 그녀의 말이 인상깊게 남았던 [초승달]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