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제거 수술을 하고 이후 선택지에 따라 자궁제거 수술만을 남겨놓은 트렌스젠더인 한솔과 사이비교단에서 도망쳐나온 나미. 부산행열차 안에서 만난 두 여자를 그린 [인터네셔널의 밤]이 아르테에서 출간하는 작은책 시리즈의 포문을 열었다. 등단 10년를 맞는 박솔뫼작가의 여덟번째 작품이기도 한 [인터네셔널의 밤]은 빠른 시점의 변화와 인물들의 독백처럼 담담하게 흘러간다. 한솔은 친구의 결혼식을 가기위해 탄 부산행 열차안에서 불안한 모습의 나미와 만나게 된다. 보자마자 창가쪽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나미는 도망나온 자신을 찾아올 교단사람들을 피해 얼굴도 모르는 유미이모의 집에 가는중이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자신의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한솔과 도망치는 나미. 모호하고 두서없는 두사람의 대화에선 '배제'된 사람들의 짙은 외로움이 묻어난다. 인생에서 무언가 사건이 있었고 그 이후,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편시민에서 박탈당했는지 또한 배제라는 말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반복해서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야 서류에 필요한 도장을 받을 수 있었다.(55p) 서류를 준비하고 창구에 앉아 자신을 증명하고 설명해야하는 한솔과 돌보던 아이들을 놔둔채 자신만 교단에서 도망쳐나왔다는 죄책감을 갖고있는 나미에게 탈출구는 어디일까?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감정을 공유하며 위안을 받는 두사람. 살다보면 이런일 저런일들이 생기지만 그냥 살면 된다는 유미이모의 말처럼 두사람은 새로운 여행지를 향해 떠난다. 손에 든 수첩에 모든것이 좋았다고 쓰는 한솔. 나는 왠지 이소설의 결말이 '희망'을 품고 있는 듯 하다. 처음 만나본 박솔뫼작가의 소설인 [인터내셔널의 밤]은 손바닥만한 크기와 132쪽분량의 작은책이지만 읽어내기가 쉽지않았다. 나역시 보편적, 일반적이란 족쇄에 갇힌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 들면서 오랜만에 책한권을 읽고 긴시간을 고민하고 생각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