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은모든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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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며 몇해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90세 노환으로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를 사람들은 호상이라 했다. 타고난 건장한 체격으로 허리조차 꼿꼿했던 할머니의 가벼운 감기. 몸져 누우신 그대로 우리곁을 떠나실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터라 호상이란 말에 맘이 좋지 못했던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아버님이 급작스레 돌아가시고 혼자계신 시어머님께선 편안한 죽음을 위해 기도하신다.
자식들에게 못볼꼴 보여주지 않고 자식들 힘들게 하지 않고 살만큼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것도 복이시라는 어머님의 말씀. 소설속 지혜의 할머니도 그런맘이었을까?
나의 할머니처럼 호상이길, 자식들 힘들게 하지 않고 편안한 죽음을 바라는 시어머님의 마음처럼?

은모든작가의 [안락]은 스스로 수명계획을 세우는 지혜의 80대 할머니의 이야기다.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들에게 5년동안 신변정리한 후 안락사를 하겠다는 할머니. 거기다 국회에서 안락사를 합법화 한다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지혜의 가족들은 혼란스러워진다.
거동도 하지못한채 9년째 요양원에 누워있는 자신의 언니처럼, 자식들과 이별의 인사조차 나누지 못하고 급하게 떠난 남편처럼 죽음을 맞이하기 싫은 그녀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면서도 남아있는 가족들의 슬픔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건 나역시 노년의 부모님이 생각나서일테다.
가족들 한사람 한사람 눈을 마주치며 생의 마지막 인사를 하는 그녀와 모든짐을 내려놓고 편안한 미소만을 남긴채 떠나는 할머니의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할 가족들.

할머니의 임종 스케줄은 오후 네 시에 잡혀 있었으므로 이별까지 아홉 시간이 남았다.
그런 식으로 시간을 셈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편안하게 보내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긴장이 됐고, 그러자 시간이 몇 배는 빠르게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139p)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인 웰다잉법이 소재가 된 소설인 [안락]은 생의 마지막 과제인 '죽음', 어떻게 죽을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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