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어서야 '여성'의 삶을 바라볼수 있는 시선과 공감할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결혼전 다른이의 감정에 무감각했던지라 타인을 향한 배려도 이해도 못했으며 더불어 상처까지 줬으니 사실 공감 불능자에 가까운 사람이라 할수 있었다. 그런사람이 엄마가 되는 과정도 역시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고 아이들이 크니 한여자의 딸로서 한여자의 엄마로서 타인에게 공감하며 사는법을 조금씩 배워가는 요즘이다. 그래선지 소설속 인물인 미희의 삶과 미희의 딸 연우의 삶을 읽으며 때론 화가 나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면서 감정의 널을 뛰며 읽은 듯 하다. 홍기자작가의 <안갯속 그녀 - 리턴>은 엄마이자 딸인 우리의 이야기이자 가혹한 운명을 살아야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소설은 한여자의 죽음과 그녀의 딸인 연우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죽음으로 힘겨운 삶을 마감한 그녀의 이름은 미희. 기자인 연우가 만나게 되는 미혼모인 신미진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녀처럼 혼자서 자신을 키운 엄마인 미희의 삶을 되돌아본다. 무능력하고 폭력적인 아버지와 맞고 살던 어머니.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뒤 경제적 가장이되어버린 그녀는 삶이 얼마나 버거웠을까?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과 남성한테 이용만 당하며 존중받지 못하는 미희와 연우때문에 줄곧 답답했는데 무엇보다 임신을 한 연인을 무책임하게 떠나 버리는 남자들의 모습에 화가났다. 거기다 전혀 도와주지 않는 무기력한 오빠와 남동생과 여동생까지 가족이라면서 어쩜 그렇게 이기적인지. 미희는 늘 약을 먹었다. 신경안정제였다.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했고 잠을 잘 수 없었다. 연우를 생각해서라도 약을 먹지 말아야 하는데 모순되게도 연우를 키워야 하니 더욱 먹을 수밖에 없었다. 멀쩡하게 있다가 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함이 갑자기 마음을 휘갈기면 몸까지 휘청거려 무서웠고 그렇게 정신이 없을 때 누군가 연우를 데려갈까 봐 너무 두려웠다.(110p) 작가는 소설을 통해 폭력남편과 미혼모, 경제적인 가장, 정신병원에 입원하는등 고단한 인생을 살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지켜냈다는 것, 그것이 그녀들의 의지와 약속이란 것을 말한다. 마음에 돌덩이 하나 들어 앉은것처럼 무거워 지는 소재였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