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프랑스 심리스릴러소설인 [유의미한 살인]은 마르세유추리소설대상을 수상한 카린 지에벨의 데뷔작이라 한다.
자주 접해보지 못했던 프랑스 장르소설이라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졌다.
표지가득 슬픈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아마도 주인공 잔느의 얼굴일꺼란 상상을 하며 300페이지가 훌쩍 넘어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동안 나는 잔느라는 여인에게 한순간도 눈길을 뗄수가 없었다.
매일 정해진 시간안에 자신의 지정석인 마지막칸 구석에 앉아서 출근해야 하는 그녀. 늘 다리 사이에 핸드백을 내려놓고 잠겨있는지 확인해야 맘이 놓이는 그녀. 어제와 똑같은 퇴근길 자신의 지정석에 놓인 편지한통을 시작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잔느의 모습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본듯 하다.

'당신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잔느.'

사람들 눈에 띌까 구석진 자리를 좋아하며 자신의 틀안에 갇혀 사는 그녀에게 편지로 다가온 엘리키우스.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고백과 함께 찾아온 공포는 잔느를 혼란스럽게 하면서도 묘한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매일매일 놓여져 있는 편지 한통에 설레기도 하면서 엘리키우스에게 느껴지는 살인에 대한 광기로 인해 잔느는 애써 지우고 살던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연쇄살인마에게 설렘을 느끼며 연달아 살인이 일어나도 신고조차 하지못하는 딜레마에 빠진 잔느.
그런 그녀가 마주해야 할 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연쇄살인이 의미하는것을 무엇일까? 살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것일까? 

작가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듯 설렘과 공포의 감정을 그녀의 내면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심리스릴러의 정석을 보여주듯 인물들의 내면에 숨겨진 잔인함과 욕망, 복수를 향한 집착과 광기까지 밀도높은 표현으로 가독성또한 좋다. 대단한 반전이 없어도 읽는이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건 아마도 데뷔작답지 않은 작가의 탁월한 심리묘사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소설이라 하겠다. 

그가 얼마 전까지 이곳에 있었다. 지금도 그의 존재가, 그의 체취가 느껴졌다. 그녀의 심장은 두려워서 떨어야 하는 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흥분에 떨어야 하는 건지 머뭇거리고 있었다.
'감히 손을 뻗어 당신의 얼굴을 쓰다듬어봅니다. 당신의 살결은 너무나 보드랍고, 당신의 이목구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섬세하네요.' (174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