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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더 1 ㅣ 브론크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스테판 툰베리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많지않은 북유럽 장르소설을 읽었지만 범죄를 다뤘던 일반적인 형사, 탐정이 나오는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화려한 액션과 사건의 빠른 전개보다는 잘짜여진 스토리와 드라이한 성격의 인물들, 북유럽 특유의 날씨가 배경이 주는 어두움,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까지 오롯이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묘한 매력을 준다. 스웨덴이 배경인 북유럽 소설인 [더 파더]도 그렇다. 표면적으로 은행강도가 주를 이룬 내용이지만 '가족'이라는 강한 키워드가 숨어 있는 소설이다. 두명의 작가가 공동작업한 소설속엔 실제 스웨덴에서 벌어졌던 가족은행강도단의 또다른 가족인 스테판 툰데리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소설이라 한다.
가족마다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부모의 양육방법에 따라 가족간의 연대감또한 다를테지만 폭력적이고 독단적인 부모로 인해 삐뚤어진 가족관계를 볼때면 안타까울때가 많았다. 더 파더속에 등장하는 이반의 가족을 보면 그렇다.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기위해 싸움의 기술을 가르치는 이반. 가족은 배신하는것이 아니라며 집을 나간 아내가 지내는 처가에 불을 지르는 이반. 방화로 출소하자마자 세명의 아이들앞에서 아내를 폭행하는 이반. 가족을 사랑하는 그의 방식은 거칠다 못해 폭력적이다.
가족은 분명 연대감으로 뭉친 강력한 집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안에서 자행되는 폭력은 마땅히 보호해야 할 가족 구성원을 향해 이뤄지며 훨씬 더 농도가 짙고 휠씬 더 과격하고 노골적이다. (350p)
이반의 큰아들 레오. 어쩌면 누구보다 제일 큰 피해자가 아닐까싶다. 자신의 아버지 이반을 남자로서 동경하지만 아버지로서 증오심도 함께 키워가는 레오. 아버지대신 자신의 두 동생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던 그가 스웨덴의 악명높은 범죄자로 끝내 벗어날 수 없었던 건 아버지처럼 살고싶지 않은 마음과 가족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때문인 듯 하다. 아버지의 강요로 엄마에게 침을 뱉었던 펠릭스, 부모의 부재로 오로지 형들에게 의존하고 있던 빈센트. 엄마가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피투성이가 된 그날 문을 열어 아버지를 집안에 들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형제들. 가족안에 폭력이 빚어낸 상처는 가족의 연대감으로도 치유가 쉽지 않아 보인다.
비록 이 낯선 이들의 안위에 대해 딱히 신경을 쓴건 아니었지만 매번 과도한 폭력 행위가 수반된 사건을 대할 때마다 그는 더 많은 관심과 주의를 쏟았다. 마치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무언가가 그를 끌어당기듯이. 괴물 같은 가해자가 4층 위에 있는 유치장에 수감될때까지. (82p)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밑에서 형과 함께 자란 또 한사람인 브론크스. 레오와 닮은듯한 환경에서 살았지만 범죄자가 아닌 경찰로 가족은행털이범들을 추격하게 된다. 아버지를 죽이므로 폭력을 끊어버린 형 삼덕분에 벗어날수 있었지만 학대의 트라우마로 그의 삶 역시 밝아보이진 않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젊은 3명의 형제들이 왜 악명높은 범죄자가 되었는지 또는 폭력가정 안에서 겪어야 했던 내면의 깊은 상처를 본듯 해 마음이 무겁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소설보다 더 무서운 현실의 폭력들이 생각나던 [더 파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