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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 런치의 앗코짱 ㅣ 앗코짱 시리즈 1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다음주 일주일 동안 내 도시락을 싸주지 않겠어?"
"물론 사례는 할꺼야. 내 일주일 점심 코스와 바꾸기 놀이를 하자고." (본문중)
책을 읽기전 다른 사람을 위해 도시락을 싸본지가 언젠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예전엔 소풍이라 불렀던 요즘의 현장체험학습에는 현장 식당에서 단체로 식사를 하고 주말부부인 관계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손수 도시락을 싸본지는 언젠지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직장상사를 위해 도시락을 싸기도 하고 그로 인해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담은 소설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회사라는 집단속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소통을 그린 소설속엔 맛있는 음식들이 등장한다.
Yes밖에 할줄 모르는 미치코. 작은 출판사 영업부의 파견사원으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그녀에게 직장상사인 앗코짱이 일주일동안 서로의 점심을 바꿔먹자는 제안을 하게된다. 4년을 사귄 연인에게 차인 바람에 의기소침해 있던 그녀는 평소 말걸기조차 어려운 상사의 제안을 거절 못한채 앗코짱을 위해 도시락을 싸기 시작한다.
소설의 재밌는 점은 앗코짱이 매일 미션처럼 전해주는 봉투에 있다. 그속엔 점심값과 함께 점심메뉴와 가게지도가 담겨있는데 그곳에서 미치코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앗코짱에 대한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다음날을 기대하게 한다.
타인의 요구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노라고 거절하기 전에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다. 문득 어제 들은 사장의 말이 생각났다. 오사카의 청춘의 맛! (59p)
소설은 앗코짱과 미치코의 이야기가 두편의 단편에서 그려지고 나머지 두편의 독립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독립된 이야기속에도 앗코짱과 미치코의 깨알같은 등장을 하고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캐리우먼이자 츤데레성격을 가진 앗코짱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영업이라는 경쟁속에서 인정받으며 자기관리도 잘하는 그녀는 고압적인 상사의 모습이지만 미치코의 성장에 자신의 방법대로 도움을 주는 따뜻한 인물이다.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밥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음식이란것이 관계를 맺거나 소통을 이어주는 중요한 뚜쟁이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소설속에서도 소심한 미치코가 점식식사와 함께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그려진다. 핫초콜릿으로 정사원과 파견사원들의 갈등을 해소시키고 채소와고기가 들어있는 따뜻한 스프로 환락가 거리 사람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며 초를 다투는 일상속 바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다.
드라마 제작까지 된 앗코짱 시리즈중 하나인 [나는 매일 직장상사의 도시락을 싼다]. 문득 도쿄포토푀와 그녀의 신메뉴인 드라이 카레의 맛이 궁금해진다. 일본소설 특유의 잔잔한 감성이 묻어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