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의 소나타]의 나카야마 시치리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원작의 이름들은 잘모르겠으나 국내출간되는 그의 소설들의 제목에는 모두 음악과 관련된 단어가 들어가 있다. [추억의 야상곡]에 이어 [은수의 레퀴엠]까지 얼핏 서정적인 분위기의 제목같지만 미시코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로 법정 미스터리소설이다. 살인이라는 죄를 짓고 '시체배달부'라고 불리는 미시코바가 출감후 변호사가 되어 활약상을 그린 [은수의 레퀴엠]. 의뢰인이 어떤 중범죄자이던 따지지않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죄판결을 이끌어내는 악명높은 변호사인 미시코바가 이번 신간에선 예전 은사이었던 이나미를 만나게 된다. 5살 여아를 살인하고 토막까지 냈던 14세의 미시코바의 삶을 바꿔놓은 이나미. 그는 미시코바의 소년원시절 만났던 교도관이다. 속죄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이라던 그가 무슨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걸까? 배가 침몰하는 장면으로 소설의 포문을 열었는데 세월호이야기를 모티브삼아 소재로 쓰인것에 조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연결고리에 필요한 사건이기도 하고 깊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백락원이란 요양원의 보호사 도치노를 살인한 혐의로 피고인이 된 이나미는 자신의 죗값을 그냥 받겠다며 고집을 피우고 그런 그때문에 피곤한 미시코바. 열심히 조사하고 협박하고 사진찍고 법정에서 한방 날리는 미시코바에게 뒷통수 제대로 치는 이나미다. 속죄의 의미를 이나미에게 배워 변호사로 다시 살수있었던 미시코바이기에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그를 구하고픈 미시코바. 백락원이란 요양원의 숨겨진 이야기와 이나미의 안타까운 가족사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된다. 명백히 죄를 지었지만 긴급피난이란 이유로 법의 심판을 벗어난 자. 동기가 어쨌든 살인에 대한 죄를 받아야 한다는 자. 저마다 속죄의 방법과 의미가 다르고 법의 한계와 법의 테두리안에 사는 인간이라는 무력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진 소설. 법정이야기를 다루었지만 형사못지 않은 추리력을 가진 미시코바의 활약이 흥미로웠던 [은수의 레퀴엠]이다. 나락에서 손을 뻗은 자들을 목숨 바쳐 지킬 것이다. 그렇게 맹세한 대로 살아왔다. 법률의 힘을 믿기 때문에 가끔은 그것을 악용했고 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바쳐왔다. 그러나 그조차도 전지전능하지는 않았다. 법률이란 나이든 두 사람에게는 글자 그대로 육법전서에 적힌 문장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다.(40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