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마을 고한읍을 배경으로 10편의 이야기를 모아놓은 소설집 [굿바이 마이 달링, 독거미 여인의 키스].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로 국내추리작가 10명의 단편들을 묶어놓았다. 추리소설은 대부분 장편으로만 읽어왔기에 짧은 단편속에 사건의 발생과 해결해가는 과정을 어찌 담아냈을지 무척 궁금했다. 실제로 강원도 정선에 위치해 있는 고한읍은 최초의 추리마을을 조성하여 올해 한국추리작가협회와 공동으로 추리소설학교을 개최하는등 다양한 행사를 열고있다 한다. 탄광촌이었던 정선 고한을 배경으로 10명의 개성 넘치는 작가의 손을 거친 단편들이 때로는 고전 추리소설다운 담백함으로 때로는 미스터리 가득하면서도 서정적인 감성으로 다가온다. 소설의 포문을 연 김재희 작가의 단편 [야생화를 기르는 그녀의 비밀 꽃말]은 삼 년 전 고한읍에서 발생한 미제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감건호 미제추적>이란 프로를 만들기위해 고한에 내려온 프로파일러 감건호는 야생화를 키우는 장미현을 취재하려 하지만 쉽지않다. 야생화축제를 준비하던 동네주민인 유현민이 만항재 망루에서 떨어져 죽은 사건으로 연인인 장미현이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결국 범인은 잡지 못한채 미제사건으로 남게된다. 하지만 연인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감추고 있는 그녀. 그날밤 망루에서 두사람에게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누구나 고통을 겪은 뒤에는 홀리holy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건 아픔을 지나쳐온 자만이 획득할 수 있는 선물이다.(38p) 추리소설에 빠질수 없는 인물인 탐정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셜록홈즈를 모티브로 한 한국형 탐정이야기인 [굿바이 마이달링, 독거미의 키스]와 탐정을 꿈꾸는 사람들의 축제속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그린 [탐정축제에서 생긴 일], 또 생각외의 결말로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단편도 있었는데, 복어독에 사망한 남자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담은 [잊을수 없는 죽음]과 돈을 훔쳐 달아난 여인을 쫓는 전직형사의 이야기인 [어둠속의 신부]가 인상깊게 남는다. 추리소설일까 싶을정도로 마음을 울리는 단편들과 형사추리물등 다양한 색깔이 묻어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단순한 구조와 정교하고 기발한 트릭이 없어 조금은 심심한 추리라는것이 단점이 될수 있는 소설. 그러나 단편이 주는 높은 가독성과 짧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추리'라는 테마로 다양한 소재와 빠른 구성으로 온전히 몰입할수 있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