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방송을 통해 [비밀은 없다]란 영화를 봤던적이 있다. 영화관련 프로그램이라 전체적인 간략한 줄거리와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주는데 딸의 실종을 둘러싼 충격적 진실을 그려낸 스릴러 영화다. 그런 영화와 다른 분위기의 밝은 이미지의 감독을 보면서 살짝 의외라는 생각도 했었던것 같다.
평범한 이름. 동명이인인가 싶었던 영화감독 이경미란 이름에 문득 그때 생각이 나서 어떤 글을 쓰는지 어떤 생각과 어떤 삶을 사는지 궁금해졌다.

아르테에서 출간된 [잘돼가? 무엇이든]이란 책은 에세이집이다. 글을 통해 보게 된 이경미란 사람은 참 자유로우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사람인듯 하다. 아니, 평범한 사람의 내면을 솔직히 보여주는 사람이라 할까? 책속 글들은 이경미 작가의 유머로 시종일관 유쾌하기만 하다. 
영화촬영과 시나리오를 쓰면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엉뚱발랄한 가족들과의 대화, 13세 연하의 외국인 남편과의 만남과 결혼이야기가 동글동글 귀여운 미소의 그녀를 생각하니 연신 웃음이 난다.

물론 유쾌한 사연만 담겨진 책은 아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취업한 회사는 왕복 네시간 거리로 월급조차 쓸수 없던 바쁜시간들. 거기다 3년내내 상사의 성희롱까지 겪었던 그녀가 회사를 관두고 뒤늦게 영화과에 진학하며 감독으로 데뷔하던 사연들까지 녹록치 않았던 순간들도 그려진다. 무엇보다 책속 가족들과의 대화와 에피소드를 통해 꿈을 쫓는 힘든여정속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들의 사랑이 엉뚱하고 유쾌한 그녀를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싶다.
그녀 혼자 끄적이던 15년의 진솔한 기록들을 담은 책은 계획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작은 위로가 될수 있을것이다.

삶이란 무엇일까, 인생지사 세상 이치는 무엇일까, 고통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문제로 뼈 빠지게 고민하면 뭐하나. 먼지만 한 실 하나가 20년을 단절시키는데. '새 삶'에 방점 찍고 애써 긍정적인 해석은 하지 말자. 아무리 봐도 인생 그냥 복불복이다. (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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