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숨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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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에서 출간된 박영작가의 [불온한 숨]은 38살의 은퇴를 앞둔 무용가인 제인의 이야기이다.
200페이지 조금 넘는 책속엔 춤을 추는 여인의 성공과 명예와 욕망과 상처로 얼룩진 기억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딸인 레나마저 헬퍼인 크리스티나에게 맡기고 돌아온 프리마돈나를 꿈꾸며 재기를 꿈꾸는 제인. 그런 그녀에게 세계적인 안무가 텐이 다가오면서 기억하고싶지 않던 그날을 떠올리게 되고 제인은 텐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살던 제인은 영국여자의 죽은딸과 닮았다는 이유로 입양되었고 죽은 아이의 삶을 이어서 살아가게 된다. 그로인해 발레를 하게된 제인은 파양될까 두려워 최고가 되기위한 피나는 연습과 노력을 해왔다.
어린딸 레나의 손길도 무시한채 자신만의 방에 들어가 방문을 잠그고서야 편안하게 쉴수 있고 스스로 존재할수 없음에 자신을 사랑할수 없는 그녀.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신을 옭아매는 제인이라는 틀을 깨고 나오기 위한 과거의 그날. 그춤. 그리고 두사람은 이제 곁에 없다. 자유를 향한 숨은 불온한 숨으로 기억속 어딘가에 묻혀있을 뿐.

"나는 네가 왜 우릴 찾아왔는지 알아. 너는 늘 완벽에 가깝게 춤을 추고 있었지만 누군가 뜬 주물에 갇혀 있는 것만 같았지. 나는 이상하게도 너의 숨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어. 너는 숨을 쉬고 싶었을 거야." (141p)

오직 복수를 위해 성공해야만 했던 텐. 그는 늘 알수없는 갈증으로 속이 타는듯 하다. 돌이킬수 없는 과거로의 잘못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그의 죄책감은 복수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향해 칼을 겨눈다. 자신을 용서할수 없음에 괴로워하는 텐. 몸에 새겨진 흉터와 질투와 욕망이 새겨놓은 깊은 상처로 그는 외롭고 또 아프다.

소설속 인물들은 모두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제인과 텐, 부모의 사랑을 받지못해 삐뚤어지는 레나, 자신의 친동생을 사랑하게된 크리스티나, 사랑하는 아내인 제인의 도피처밖에 될수없는 진까지 지독한 외로움과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이 안타깝다. 어느 한사람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않는다. 그렇기에 춤, 복수, 사랑하는 사람이나 헬퍼등  무엇인가에 집착함으로 외로움을 달래려한다.
그들이 기억속 어딘가에 묻어놓았던 불온한 숨을 토해놓는 순간 서로를 용서할 수 있을까?
짧지만 강렬했던 소설이다. 하지만 깊은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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