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갱
반시연 지음 / 인디페이퍼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희대의 연쇄 살인마 노남용. 살인과 강간으로 옥살이를 하던 그가 곧 사회로 풀려나게 되는 상황.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그는 막대한 부와 배경을 지닌 부모덕분에 자신의 죄보다 가벼운 형을 받았다.
그런 그를 기다리고 있는 또 한명의 사내.
괴물같은 노남용을 감옥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사냥꾼인 그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인디페이퍼에서 출간된 반시연의 [무저갱]은 시종일관 폭력과 잔인한 묘사들로 읽는 중간중간 섬뜩하면서도 서늘함을 느끼게 되는 스릴러소설이다. 
지독하게 깊은 구멍, 바닥이 없어 끝없이 추락하는 시커먼 구멍을 말하는 '무저갱'은 연쇄 살인마 노남용을 중심으로 사냥꾼과 파수꾼, 싸움꾼의 시선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고객들의 의뢰로 보호를 위한 가해자 제거까지 하는 냉철한 사냥꾼, 안락사를 도와주는 파수꾼, 우연한 기회로 내재된 폭력성을 깨닫게 된 싸움꾼까지 노남용이라는 괴물과 얽히고 설킨 행보를 보여준다.

놈은 충분한 벌을 받지 못했다. 짙은 죄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배경을 이용하여 언제나 강물에 발톱 끝만 살짝 적셨을 뿐이었다. 마치 남의 일인 양 멀찍이 떨어져 불행을 구경했다. 그래서는 안 되었다.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따위 버러지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공포와 불신, 부정적인 시각이 퍼지게 된다. 절망의 한가운데가 바로 노남용이 있어야 할 장소이다.(129p)

소설을 읽다보면 폭력과 살인 피해자들의 모습에 실제 몇몇 사건들이 생각나 불편할수 밖에 없는 순간들도 있었으나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은 연신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곳곳에 범해지고 있는 강간과 법에 기댈수 없는 약자들의 모습, 정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또다른 범죄의 모습과 제대로 된 형벌조차 없는 사회를 꼬집는 작가의 시선이 인상깊게 남는다.
무저갱은 바닥이 없는 구덩이를 가리키며 종교에선 지옥과 영원한 형벌의 장소를 뜻한다. 소설속 인물들 모두 어떤 이유에서든지 살인과 폭력을 행사한 범죄자들일 수 밖에 없기에 승자도 패자도 없는 그들만의 영원한 형벌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생한 날것 그대로 묘사와 거친욕설이 난무하는 한편의 한국느와르영화 한편 본 듯한 소설이다.
거기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의 반전은 소설의 묘미가 아닐까싶다. 가독성이 좋으면서 서늘한 긴장감까지 무더운 한여름밤을 책임지고 시원하게 해줄 소설 [무저갱]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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