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엄마
신현림 지음 / 놀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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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작가의 딸아이 서윤이를 보자니 내 딸아이가 생각난다. 어리시절의 모습이 어찌나 닮았는지 읽다가 웃고 읽다가 눈물이 핑돌고. 작가의 말대로 상황이 어려웠던 그시절 내 딸아이도 또래아이보다 더 성숙해서 힘든 엄마를 위로해주고 도와줬던 아이였다. 첫번째 아이였기에 책의 초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보다 공감이 많이 돼서 나역시 과거로의 감정들이 살아나 괜시리 혼자 설레기도 했었다.
열달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동안 내 뱃속에서 자신의 몸을 만들어 태동도 딸꾹질도 하품도 하며 자라났을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았던 그날. 나와 같은 여자인 동지가 생겨났다는 신기하고 기분좋은 경험. 책속 작가의 글이 그때의 빛을 내게로 다시 데려온듯 가슴이 따뜻해진다.

내 딸을 임신했을 때처럼 모든 것이 신비롭고 경이로웠던 그때를 떠올리며, 진정 고아는 아니어도 저마다 고아의 삶을 사는 건 아닌지, 이것이 왜 그런지 물으면서 봄 쪽으로 자꾸만 팔이 길어지고 있다.(24p)

책은 아이가 자라면서 일어났던 작은 에피소드와 시를 곁들여 상처받고 힘든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를 건넨다. 뜻하지 않은 주말부부로 살게된 내게 독박양육이란 숙제가 버거웠던 요즘이다. 중학생이 된 딸아이와의 세대차이에서 느껴지는 소통의 어려움들때문에 가끔은 감정싸움까지 번지곤 했다.
책을 읽으며 괜시리 콧등이 시큰해지며 마음이 울렁거린건 가끔은 엄마도 위로가 필요하다는 내마음을 읽은듯 한 문장때문이다.
책 곳곳에 소개된 시들을 읽으며 엄마로서 여자로서의 삶을 위로 받는 작가를 보며 나역시 위로 받는 시간이다. 문득 나의 늙으신 엄마는 어떤걸로 위로받고 계실지, 그녀의 삶속에 딸인 나로 인해 행복했는지 궁금해진다. 이젠 노안으로 뻑뻑한 눈으로 읽기는 힘드시겠지만 이 책속 시들을 읽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싶은 밤이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너그러웠나를 깨닫는다.
나는 엄마가 제대로 이해받기를 원한다.
엄마도 여자였고, 예쁘고 뜨겁던 청춘이 있었고,
꿈이 있었다는 것을.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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