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을 둘러싼 변리사들의 이야기가 소재가 된 소설은 흔하지 않았었다. 전문서적이 아닌 장르소설에서 볼수있다는건 더욱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낯선 소재에서 오는 흥미로움과 새로운 전문지식을 읽으면서 사건을 따라가 보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사실 내게는 변리사라던가 특허라는 단어들이 생소하진 않다. 대학시절 친오빠가 몇년동안 변리사 자격증 공부를 했기에 옆에서 흘려들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방대한 분량의 어렵고 힘든 공부이기에 흘려들은 정보들은 아주 얄팍하게 남아있는 수준이었다. 실제로 [산호새의 비밀]의 작가인 이태훈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 30년 가까이 특허 정보로 밥을 먹고 살아온 특허 전문가라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어보게 될 독자들은 알게 되겠지만 소설속에는 전문가다운 정보나 용어들이 꽤 많이 나온다. 소설은 천재 변리사라 불리는 송호성변리사의 죽음을 목격하는 변리사 강민호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의 절친이자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동료의 죽음앞에 기억을 잃어버린 강민호는 살인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그의 죽음뒤에 숨겨진 비밀들과 특허를 둘러싼 기업들간의 분쟁, 사건을 풀어나가게 되면서 하나둘 수면위에 떠오르게 되는 용의자들,수습 변리사를 들이지 않는다는 송호영 변리사가 5년만에 들인 선우혜민까지 연루된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란 쉽지않아 보인다. 장르소설로 국내에 사랑받고 있는 일본소설들처럼 소소한 감정들의 디테일한 묘사와 섬세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며 얻는 공감들은 적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식상할수 있는 소재들을 벗어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신선한 소재를 가졌다는건 이 소설의 큰 매력이 아닐까싶다. 거기다 책장을 술술 넘기게 하는 가독성 역시 뛰어났다. 몽실북카페에서 연재를 통해 첫 추리소설을 출간하게 된 이태훈작가의 다음 작품들이 기대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