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문학에 관심이 많이 가는 요즘이다. 예전과는 다른 다양한 소재와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도 문학적 사고를 넓혀주는 이야기들이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의 공감도 이끌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정체성의 혼란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10대 청소년인 아이들과 함께 책을 통해 교감을 나눈다는것은 서로를 이해하기에 참 좋은 경험인듯 하다. 또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10대의 감성들을 회상할수 있는 시간들도 무척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자음과 모음에서 만난 [통일한국 제1고등학교]는 '통일'이라는 주제로 청소년과 어른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책이다. 통일은 꼭 해야만 될까? 통일뒤 남북한이 합쳐지면 어떤 모습일까? 통일뒤에 생길수 있는 갈등과 문화적 차이는 어쩌면 언젠가 다가올 우리 미래의 숙제이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듯 하다. 소설은 남과 북이 통일이 된뒤 남북통합 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 선거를 통해 이해와 화합을 그려내고 있다. 반공교육에 민감하던 학창시절을 보냈던 우리는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품고 살았던 반면 요즘의 청소년들은 어떤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소설을 통해 들여다 보게된다. 통일한국에서 유일한 남과 북의 통합 도시, 그안에 위치한 통일 한국 제1고등학교.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자!' 란 교훈을 가진 그곳에서 전교회장 선거 공고문이 붙자 그들만의 전쟁이 시작된다. 오랜시간 분단된 나라에서 자라온 환경과 벌어진 시간만큼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않은 아이들. 남과 북으로 나뉜 후보들을 앞세운 회장선거는 후보단일화와 상대후보의 약점을 캐내고 비방하는 모습으로 흡사 어른들의 선거전쟁과 닮아있다. 서로 대립을 이루는 가운데 북쪽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독재정권붕괴로 남한으로 흡수되면서 고향을 잃어버린 북쪽 아이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남쪽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감정들로 쌓여만 간다. 하지만 선거라는 그들만의 전쟁으로 충돌과 화해를 통해 사라진 고향인 북쪽의 정체성이 곧 자신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설속엔 탈북자들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통일전 남한으로 온 탈북자들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가족을 버리고 도망쳐 나왔다는 편견속에 견뎌야 했다. 탈북자라는 과거를 숨기고 남한사람이 되고자 무던히 노력하던 김지성선생의 이야기와 여섯살 어린동생의 죽음을 목격한뒤 탈북을 했던 최희숙선생의 이야기는 소설속 뿌리깊게 녹아든 '인권'이란 단어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의 비극과 슬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이 그것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 얼마나 잔인한 짓인지 모르는 걸까. 탈북자라면 먹고살기 위해 가족과 국가를 버리고 오는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최희숙 선생을 괴롭게 만들었다.(49p) 통일이 된뒤 겪게될 사회문제와 남과 북의 약자에 대한 차별과 보호받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인권까지 청소년 소설이라기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지만 결코 무겁게만 그려지지는 않았기에 더욱 좋았다. 닮은듯 다른 언어와 문화로 소통의 부재를 겪고 선거를 통해 화합을 이루고 서로를 보듬어주며 한뼘 더 성장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꼭 한번 읽어보시라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