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인디언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경제적인 어려움속에 버려지는 노인들에 대한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평생 자녀를 키우며 열심히 살던 그들의 노년의 모습은 자식들에게 버려졌다란 정신적 충격과 어려운 생활고로 힘겹고 쓸쓸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버려진다는 것은 자신의 삶과 존재자체를 거부당하는 아픈 상처가 될것이다. 버려짐속에서 남은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 어찌보면 신고려장같은 현실의 이야기와 비슷한 소설한편을 이야기하려한다. 이봄출판사에서 나온 [두 늙은 여자]는 부족에게 버려진 두 늙은 여자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다. 알래스카 아타바스칸족인 작가 벨마 월리스는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대대로 전해주던 알래스카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옮겨 쓴것이라 한다. 극한 추위속에 동물조차 모습을 감춰버린 알래스카 극지방 유목민인 그위친족. 굶어죽을 생존의 위협에 놓인 부족을 위해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부족의 제일 늙은 노인인 '칙디야크' 와 '사' 를 버리고 가는것. 남겨진 두 늙은 여자는 무력감과 배신감에 힘들어 하지만 늙어서 쓸모없다 여기고 버리고 간 부족에게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을 낸다.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지식과 기술을 기억해내고 생존을 향한 두 늙은 여자들의 여정은 눈물겹게 아름답다. "그래, 사람들은 우리에게 죽음을 선고했어! 그들은 우리가 너무 늙어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여기지. 우리 역시 지난날 열심히 일했고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잊어버렸어! 친구야.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 해보고 죽자고.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말이야." (29p) 두 늙은 여자들에게 다시 돌아온 부족. 그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들이 버린 그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안정된 공동체 생활을 이어나갈수 있게된다. 그녀들이 오래 살아온 덕택에 훨씬 많은 지식과 강한 존재였음을 깨닫게 된 그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과 나약함을 곱씹는 계기가 되었을테다. 어쩌면 동화같고 우화같은 소설이 주는 가슴 찡한 결말은 늙음을 피할수 없는 우리의 삶에 따뜻한 선물과 같다. 버려진 그녀들이 마주한 자신들의 모습에서 찾아낸 잠재력과 절망에 빠지지않고 젊은 그들에게 증명해내며 스스로 성장해 나간 이야기가 우리들에게 분명 위로가 될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