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는 쇠락한 작은 마을 베어타운. 눈과 숲으로 뒤덮인 그곳에 한줄기 빛같은 자랑거리인 아이스 하키가 베어타운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 성공적인 하키 경기승리로 마을의 번영을 도모하고자 했던 사람들. 그렇기에 아이스 하키의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케빈의 존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날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그로인한 케빈의 부재. 결국 그토록 염원했던 결승전 승리는 패배로 남게되고 사람들은 약자인 피해자의 가족들에 대한 비방과 폭력이 가해지게 된다. "그럼 우리가 그 아이들한테 바라는 게 뭘까요, 라모나? 그 스포츠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뭘까요? 거기에 평생을 바쳐서 얻을 수 있는 게 기껏해야 뭘까요? 찰나의 순간들..몇번의 승리, 우리가 실제보다 더 위대해 보이는 몇초의 시간, 우리가 불멸의 존재가 된 것처럼 상상할 수 있는 몇번의 기회...그리고 그건 거짓말이에요. 사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153p) 소설속 인물들에게 '하키'를 받아들이는 의미는 모두 다르다. 누구에겐 재능을 타고나 선택의 여지가 없이 받아들인 이도 있는가 하면 사회로 진출하는 통로이자 탈출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베어타운에 정착하게 된 미라에겐 그저 견뎌야 하는 무엇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에게 한 소녀의 성폭행사건으로 변화되는 심리,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은 혼란과 좌절의 시간들을 이해와 용서의 시간으로 바뀌게 된다. 다산에서 만나본 [베어타운]은 프래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와는 좀더 다른 무게를 갖고 있는 소설이지만 사람을 통해 감동을 주는 따뜻한 작가의 마음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성폭행'이란 무거운 소재가 피해자들에 대한 잘못된 시선들과 그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읽는도중 힘들긴 했으나 가족과 친구를 통해 보듬어지고 치유되는 모습에 조금은 위로가 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