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마음
임이랑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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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작가인 동시 디어클라우드 밴드 소속 베이시스트 음악가이다. 자유로이 쓰인 그녀의 단상들이 마치 하루의 시간을 네 등분으로 쪼갠 비스킷처럼 아침과 오후 밤과 새벽을 지나는 목차 하에 여러 무드의 감정들과 마음들에 관하여 기록되어 있다. 성숙한 마음에서 비롯된 말랑하고 따뜻한 온도를 지닌 페이지를 읽던 중 괜스레 코끝이 발그레 시큰해진 순간이 많았다.

이토록 겨울과 잘 어울리는 에세이가 또 있었던가. 보다 염세적이고 어쩌면 차가운 영하의 온도로 꽁꽁 얼어붙는 마음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 쓰는 에너지 한 톨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 따뜻한 난로와 같은 마음이 끊임없이 대척하는 모습이 겨울이란 이 계절 그 자체였다. 무너지고 끝없는 무기력이 지속되고 불안과 우울 혹은 깊은 상념에 오래도록 빠져 지내다가도 깊은 잠을 자고 난 후 아침이 오면 어김없이 혼자 버터와 빵을 베어 먹으며 《셰이프 오브 워터》의 OST를 듣는 그녀가 너무도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공교롭게도 이 책을 침구 머리맡에 두고서 샤워 후 잠들기 전 좋아하는 필로우 미스트를 펌핑 후 나직이 읽고 잠드는 것이 근래의 밤 루틴이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어 기뻤다. 나와 유사한 감정과 동요를 읽어 내며 위로를 얻었던 밤의 마음. 내가 나를 믿는 마음과 별개로 나를 믿고 있다는 응원이 필요하다는 저자 임이랑에게 오래도록 그녀의 글을 읽고 싶다고 늘 응원한다는 마음을 한 송이 더 가감 없이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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