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음식들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
댄 살라디노 지음, 김병화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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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𝟨𝟢𝟢 페이지에 달하는 교양 인문학 부문 신각 서적, BBC 기자이자 음식 저널리스트인 저자 댄 살라디노는 𝟣𝟢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세계를 지나며 제목에서 시사하듯 소멸 위기를 목전에 둔 음식들과 생물학 분야의 다양성 상실과 해당 품종에 깃든 유래와 문화와 역사 등 그 품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관한 글을 각 챕터마다 다채롭게 수록하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음식보다 생경하고 낯선 음식에 관한 글이 많아 경각심을 느끼는 한편 새로운 인식을 넘어 때때로 신비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했던 무척 유니크한 책이다. 야생, 곡물, 채소, 육류, 해산물, 과일, 치즈, 알코올, 차, 후식의 챕터로 나뉘어 있다.

갈수록 음식의 가짓수는 다양화되고 현대인들은 이를 자유로이 선택하고 섭취할 수 있는 음식 과잉의 시대라고 믿었는데 이 책을 통하여 얼마나 많은 귀중한 품종의 다양한 자원들이 사라져가고 우리는 얼마나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품종과 방식으로 획일화된 음식만을 섭취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게 되었다. 우리는 저자의 말처럼 런던에 있든, 로스앤젤레스나 리마에 있든 스시나 카레나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아보카도나 바나나나 망고도 먹을 수 있다. 코카콜라, 버드와이저, 유명 상표의 생수를 마실 수도 있다. 그것도 하루 안에 가능하다. 우리에게 제공되는 것이 다양해 보이나 세계 모든 현대인들은 단일경작으로 복제된 혹은 그에서 파생된 음식만을 반복적으로 먹고 있다.

육류보다 '꿀'을 더 사랑하는 하드자족에 관한 글로 시작된 야생 첫 챕터이자 첫 페이지, 꿀을 사냥하는 사냥꾼의 휘파람 '아크- 에크- 에크- 에크' 휘파람과 유사한 새의 신호로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도한 꿀을 수확하고 함께 공생하는 첫 챕터는 단연 인상 깊었다. 갓 수확한 꿀을 입안 가득 넣었을 때 아직 살아있는 유충이 꿈틀하기도 바사삭 하고 부서지는 죽은 벌의 식감이 씹히기도 한다. 더불어 꿀에 깃든 수많은 영양 가치와 용도와 쓰임새가 기록되어 있다. 그 외에도 태양을 닮은 민들레와 같은 '머농', 여러 치료제와 기력제로 쓰이는 '베어 루트', 그리고 흥미로웠던 점은 오렌지와 레몬과 라임과 자몽이 '유전적 혼란의 산물' 이라 일컫는 부분이었다. 감귤류는 여러 변이를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

다음 챕터인 곡물 편에서는 곡물의 씩씩함과 자생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고도가 높고 겨울엔 섭씨 30도까지 하락하며 봄에는 비가 내리고 습해지는 척박한 땅인 부육차트마에서는 작물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수천 년간 진화하고 살아남는 '카밀자 밀', 또 밀보다 더 억세고 추운 기후를 잘 견디는 앵글로색슨어로 보리를 뜻하는 베어를 따 '베어 보리', 그런 기특한 베어 보리가 이윽고 오크니에만 남게 되자 사라지는 베어 보리 품종을 연구하고 이를 재래 품종하여 제빵과 맥주와 위스키로 승화해 낸 이들의 시간이 짤막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 외에도 겉껍질 속 끝부분이 적색인 붉은 입을 가진 알곡이 들어 있는 중국 벼 '홍쥐누오미', 키가 6미터가 넘게 자라고 뿌리에서 나오는 점액질로 척박한 땅에서도 스스로 자급자족하며 자라는 '올로톤 옥수수' 에 관한 글이 기록되어 있다.

채소 챕터에서 다룬 '기치 붉은 콩', 독일 슈바벤의 렌틸 콩인 '알브 렌틸' 부드러운 크림의 질감과 미네랄 맛으로 사랑받았다 하니 렌틸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궁금한 콩. 그리고 동물 챕터 첫 페이지에서 다룬 양고기를 해풍에 자연 건조시키는 전통 방식인 '스케르피키외트'에 대한 제조 방식과 과정 외 그것이 갖는 의미를 다룬 부분도 무척 인상 깊었다. '오계' 와 '미들화이트돼지' 와 멸종 위기에 닿은 '바이슨'에 대해 다루며 닭과 돼지와 소에 관해서도 고루고루 다뤘다.

이렇듯 몇몇의 챕터를 서평과 함께 미리금 소개해 드렸듯 각 챕터에 해당하는 여럿 음식과 희귀 품종과 소멸을 목전에 둔 생물들에 관한 공부가 전반적으로 이뤄지고 과연 이를 지켜내고 소멸 위기로 내몰지 않으면서 함께 공생하며 음식의 다양화와 비로소 더 나아가 생태적 문화적인 다양화를 지켜내자는 서적의 전반적 슬로건이 무척이나 가치 있고 책의 고운 표지처럼이나 담긴 내용물이 보다 더 반짝이는 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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