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기억책 - 자연의 다정한 목격자 최원형의 사라지는 사계에 대한 기록
최원형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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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환경 그리고 현존하는 혹은 멸종되어가는 동물과 곤충들에 관해 매일 글과 100점의 그림으로 기록한 사랑스러운 신간 서적이다. 전체적인 챕터를 사계로 구분하여 해당 계절마다 깃든 완연한 계절의 분위기와 그 계절을 나는 생명체에 관한 글을 접할 수 있다. 자연과 산책을 사랑하고 무엇보다 새를 사랑하여 '자발적 새집사'라 일컫는 저자는 베란다에 모이대를 만들어 새들의 밥을 챙겨준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은 밥풀이나 염분이 없는 국물이나 멸치도 새들에겐 한 끼의 밥이 될 수 있다는 것. 겨울에 물이 쉽게 어는 점을 착안하여 설탕물로 물그릇을 제공하는 마음도 무척이나 섬세하고 사랑스러웠다. 저자는 그렇듯 직박구리와 하나 남은 사과를 반으로 잘라 나눠먹기도 하고, 물까치에게 홍시를 주기도 한다. 물까치의 모습을 형상화하길 까만 베레모를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조용한 모습의 물까치와 직박구리는 귀부인과 같은데 떠들기 시작하는 순간 그 누구보다 수다쟁이라 일컫는 묘사가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의인화로 여겨졌다. 그 외에도 꽃을 관찰하고 설명하며 인생을 고찰하고 교훈을 얻기도 한다.

그 외 인상 깊었던 챕터는 고래에 관한 글이다. 고래를 다시금 바다에 방사하는 일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어쩌면 수족관에서도 바다에서도 온전히 행복해질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돌고래는 무리를 지어 사회를 이루고 살기에 다시금 야생으로 돌아갈 시 그 무리에 편입되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바다 깊은 심해 속에서도 고래들은 신비한 소리 통로를 통해 천리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단 걸 사전에 이를 알고는 있었으나 대양에 가득한 인간의 화물선들이 내는 소음과 석유와 가스 시추, 해양 건설 등이 만들어내는 소음 공해로 인해 고래들끼리의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글은 정말이지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고 그것이 내게는 무척 큰 충격으로 닿았다. 고래와 비롯된 해양의 환경 문제를 읽다 보니 올해 초부터 줄곧 전시 중인 나탈리 카르푸셴코의 사진전이 생각났다. 이렇듯 사계에 깃든 여럿 생명체들에 관한 글 외에도 점차 콘크리트화 사막화 되어가는 실태와 온실가스 등의 환경 문제 더 나아가 심각한 농촌 문제와 한국 농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와 그들의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사고 등 사회 문제에 관한 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윽고 음식의 가치를 잃어버린 현시대에 관한 저자의 글도 무척이나 공감하는 바였다.

그러잖아도 이슬아 작가의 칼럼 수록 서적을 읽은 이후 이전보다 더 환경과 동물과 비건에 관한 관심도와 더불어 경각심 또한 심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윽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다룬 김장하 어른과 관련한 저자의 마지막 글귀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내가 또 하나의 김장하가 되어보면 어떨까. 우리가 또 하나의 김장하들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더 살.만.한. 세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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