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그림 읽기 - 고요히 치열했던
이가은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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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가은은 언론학 전공과 무관한 역사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이력이 있기에 그림에 관한 단순 큐레이팅 외에도 그와 관련한 당시 시대상과 역사적 흐름과 해박한 배경지식 등의 정보를 함께 나열하여 무척 다채로운 미술 서적이다. 개인적으로 첫 장에 기록된 프롤로그가 가장 인상 깊고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프롤로그에 수록된 장 루이 포랭의 그림을 액자로 만들어 소장하고 오래도록 시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저자의 해석이 내가 줄곧 동감하고 추구하는 인생의 가치관과도 상응하기에 첫 프롤로그부터 괜스레 눈물이 핑, 돌며 독서에 임하게 되었다.

모네와 르누아르 그림에 자주 등장했고 구스타브 카유보트의 작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인 비 오는 날의 파리의 거리에서도 그렇고 근사하고 멋지게 닿았던 소품인 우산에 관한 역사적 흐름도 매우 흥미로웠고, 비너스에서 파생된 미의 가치에 대한 저자의 사유도, 유튜브가 만연하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과 독서에 대한 가치에 관한 글도 무척이나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또 가장 인상 깊었던 화가 챕터는 에드워드 호퍼와 빈센트 반 고흐 챕터이다. 특히나 에드워드 호퍼에 관한 당시 미국의 배경지식과 호퍼의 그림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인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에 관한 저자의 시선과 해석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깊이 공감하는 바이고 나와 같은 시선을 지닌 분의 해석을 읽는 것만으로 몹시 반갑고 설레었다. 호퍼 챕터는 읽고난 후 첫 장으로 리와인드하여 다시금 재독하게 되었던 특정 챕터다. 그 외에도 해당 작품마다 깃든 저자의 따뜻한 조언과 삶에 대한 건강한 성찰과 팁이 무척이나 힐링이고 많은 위로가 되었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을 처음 마주했을 때, 마치 그림 속 거리의 행인이 된 듯 유리창 너머를 오래 주시했다. 작품은 그만큼 흡입력이 컸다. 그러나 그 안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흔히 말하듯 단지 외로움과 쓸쓸함만은 아니었다. 작품에 대한 정보가 전무했던 덕분인지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니, 작품에 흘러넘치는 단절과 적막에서 외로움보다는 편안함이 느껴졌다. 호퍼의 피사체들은 늦은 밤 드디어 찾아온 고요한 시간을 가장 익숙하고 편한 장소에서 휴식하며 보내고 있었다. 「𝘱 𝟧𝟦」

반 고흐의 정신질환은 죽음 직전까지 수많은 역작을 남겼다. 그러나 반 고흐에게 그것들은 슬픔과 극한의 외로움의 중거일 뿐이었다. 결국 이 고통을 극복할 수도, 치유할 수도 없다는 절망으로 그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890년 7월 29일, 파리 근교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였다. 즉시 달려온 테오에게 반고흐가 남긴 마지막 말은 이것이었다. '슬픔은 영원할 거야' 「𝘱 𝟤𝟨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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