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비파 레몬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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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되돌이표를 찍는 그녀의 소설이 씁쓸하다. 주부잡지같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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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 - TBWA KOREA가 청바지를 분석하다
TBWA KOREA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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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기보다는 잡지에 가깝고 잡지라기보다는 쇼핑몰에 편집되어 올라온 다이어리 상품페이지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잘 꾸며진 빈티지풍 다이어리처럼 알록달록하고 화려했거든요. 중간중간 눈이 아픈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결코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요. 읽기 힘든 책이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하지만 이 책을 만든 사람들은 자극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하는 광고팀. 뭐, 그걸 생각하면 자신들의 재능과 특징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책을 만든걸테니까 팀을 광고하는데는 더할나위 없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 책은 내지를 담당한 일곱명의 신입사원의 포트폴리오로도 쓸 수 있겠네요. 호오.

'청바지 세상을 점령하다'는 책의 앞에도 나와있고 또 위에 적기도 했듯이 광고회사에 입사한 일곱명의 신입사원들이 청바지를 주제로 발표했던 자료들을 한데 모은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청바지의 역사를 다룬 사람에서부터 청바지의 정의와 담겨있는 이념을 집어낸 사람, 패션으로서의 청바지를 읽어낸 사람 등 주제도, 이야기하는 방법도, 표현한 방식도 모두 다르기에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시간제한 없는 광고를 보는 기분이였어요.

광고를 보다보면 뭐 이따위 광고를 광고랍시고 내놨어, 라고 짜증나는 광고가 있고 (요즘 노이즈 마케팅이라 믿고싶을 정도로 보다보면 불쾌해지는 광고가 늘지 않았나요?) 아, 이 광고 좋다하고 제품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는 광고도 있잖아요. 책에서도 같은 걸 느꼈습니다. 선동하는 듯 단언하는 사람이 있었고 치밀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사람을 빨아들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제품을, 그리고 이 정보를 모르다니 바보아냐? 하고 도발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소비욕구를 건드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그대로 묘한 환상을 주고 사람을 현혹시키는건 같지만 그 안에 보이는 접근방식의 차이와 표현방법의 차이가 재밌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청바지가 표현하는 상징의 변화를 나타낸 파트가 흥미로웠습니다. 앞서 팍스아메리카나를 언급한 사람의 글도 재미있었지만요. 그러고보니 눈아프게 현란하게 만든 사람도 있긴하지만 덜 피로하게 만든 사람도 있긴합니다. 개중, 그나마, 라는 것이 문제지만..
 



미국의 역사를 시작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잃어버리고 떠나온 사람들이었다. 땅에 대한 사랑이 식었거나 싫증 난 사람들이 아니다. 등을 떠밀려서 또는 살기 힘들어서 새로운 땅을 찾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찾은 새로운 땅 아메리카는 자신들이 살던 땅과는 너무나 달랐다. 유럽에서처럼 격식을 차리며 살 수가 없었다. 새로운 땅은 거칠고 척박했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았다.

거친 환경에 알맞은 새로운 생각이 필요했다.

격식을 버려야 했고, 여유도 버려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살아남는 일이었다. 그리고 200년 정도가 흘렀다. 생각에 생각이 더해졌다.
실용주의, 프래그머티즘이 탄생했다.
청바지가 탄생한 시기도 그 즈음이다. (p 59)

어째서인지 감동적으로까지 느껴졌던 부분. 전 이렇게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는 문장에 약한 것 같아요. 
 



책을 다 읽은 후에도, 그리고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훑어본 후에도 제게 이 책은 좋은 책이 아닙니다. 여전히 눈이 아팠고 글자가 묻히는 것도 많았고 거품(겉멋이라고도하죠)이 있단 생각을 버릴 수 없었거든요. 그렇지만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반박하고싶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책에서 곰씹고 싶은 부분이 나온다면, 그래서 그 책을 좀 더 생각하게 된다면 그 책은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요즘들어 하고 있어요. 그런 생각을 한다면 이 책은 좋은 책일지도 모르겠네요. 인정하긴싫지만..



태초에 리바이스가 있었다.
리바이스가 랭글러와 리를 낳고,
랭글러와 리가 조다쉬와 캘빈 클라인과
베르사체 진을 낳았다.
이윽고 시장의 신비스러운 힘에 의해
장식 하나 없던 '작업용 바지'가
프롤레타리아의 뿌리를 벗고 뭉게구름
가득한 나라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갖고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을 위하여> 이충걸 위즈덤하우스 
 


이 책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청바지 세상을 지배하다>18페이지에 있던 이충걸씨의 글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위해 쓰인게 아니라, 청바지에 관한 아포리즘을 모아놓은 페이지에서 나온 글이예요. 책에는 호란과 알렉스, 루나님의 게스트원고도 들어있었는데 루나님의 일기도 공감가고 재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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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1 - 안드로메다 하이츠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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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가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생활은 아무런 재미가 없지."
  나는 그 말에 감동했다. 내가 할머니가 되면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도. 할머니는 그 말이 내 안에 묵직하게 가라앉는 때를 가늠하고는 말을 이었다.
  "언젠가는 좋은 날도 있을 게다. 보다 큰 의미에서 말이야. 사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가장 나쁜 것과 가장 좋은 것이 함께하는 법이란다. 에너지를 증오하는 데 함부로 써서는 안 돼. 끊임없이 가장 좋은 것을 찾도록 해라. 흐름에 몸을 맡기고 겸허해지도록 하고. 그리고 산에게 배운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늘 사람들을 돕도록 해라. 증오는 너의 몸 세포 하나하나까지 무차별적으로 상처를 입힐 거야." (p 35)

 

예쁜 파스텔톤의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처음 생각했던 것은 '예쁘다' 그리고 '얇다'.
그리고 두번째로 생각했던 것은 '역시 선인장이 있구나' 라는 것과 역시 '예쁘다'. 

하늘색의 예쁜 표지에 그려진 커다란 선인장 그림과 반질반질하게 빛나서 굉장히 예쁜 하늘색의 가늠끈. 군데군데 눈처럼 흰 알갱이가 떠있는 표지는 펄지에 인쇄되어있어서 볼때마다 마냥 예쁘다-하고 감탄하게 되는 것이 그녀의 방한기념으로 출간된 왕국의 이미지입니다.

 

 첫인상은 이렇게나 좋았던 '왕국'이지만 책을 읽어가는 중에는 그리 좋은 평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오고,  주인공은 사람과의 거리를 두는 타입에 식물을 좋아하고 조용조용한 성격이지요. 그녀가 할머니와 헤어져 도시로 내려온 후 만난 첫 친구이자 스승인 가에데는 동성애자입니다. 그의 스폰서겸 스승인 사업가와 연인 사이이지요.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된 남자는 별거중이지만 이혼을 하지 않아 불륜상태이기도 합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그리고 일본 소설의 트레이드마크라면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떻게보면 식상한 코드들 뿐이예요. 일본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언급하곤하는 틀에 박힌 구조. 일상 속의 비일상을 담는 듯 하지만 소설마다 죄다 똑같아 더이상 특별해보이지도 않는 그런 것들. 그래서 이번에도냐, 라며 반 한숨과 함께 읽어갔습니다만은 일본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그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흔히들 낚인다, 라고 표현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잖습니까? 아기자기하게 늘어놓은 소소한 일상이라던가 담담하게 풀어놓는 감정묘사같은거요. 에쿠니와 바나나의 글을 읽다보면 느껴지는 시간의 느린 흐름같은 것들까지.. 문장이 주는 느낌이나 감정에 홀랑 넘어가는 저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낚일 것 같네요. 전 이미 낚였거든요, 파닥파닥하고-_-

 

  그저 그래보이던 이야기는 왕국 1편, 안드로메다 하이츠 이야기의 후반부. 산에서 자라 사람을 접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본의아니게 연인의 싸움에 가시박힘하게 된 여주인공이 혼자 울다 결국 차를 가져다주며 쏘아붙이던 장면에서부터 재미있어집니다. 여주인공이 의욕을 찾게 되면서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는데 어떻게 보면 어이없지만 어떻게 보면 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1편의 이야기는 매듭이 지어지게됩니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은 같고 (본문 p 30)' 사람은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작은 존재니까요. 막판에 일어나는 '사건'은 가에데의 연인인 가타오카 씨의 새로운 일면까지 보게 해줍니다. 해피엔딩이고 희망에 가득차 끝나기때문에 마지막 장을 덮었을땐 마음 속 가득 뿌듯함만 차오르더군요. 오랜만에 따뜻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음, 이건 책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요즘 바나나의 책을 읽고나면 그런 생각이 들곤합니다. 그녀는 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것일까, 사람을 싫어하는 것일까, 하는 것들이요. 무라카미 류와 사제관계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면 사람 사귀는 것에 서툰 것 같진 않은데 (무라카미 류에 대한 편견) 설마 독특한 사람은 독특한 사람과만 소통이 된다는 그런건가-_-?

 

 "당신은 지금, 예전 생활과 새로운 생활 사이에 끼여 있군요. 당신은 특별하고 정은 많은데 사람을 싫어합니다. 식물과 관련된 힐링 일을 하게 되겠지요." (p 50)  

그녀가 바라던 것은 식물과 관련된 힐링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감상글을 마쳐봅니다. 지난 달에 키친을 다시 한번 읽은 후로는 그녀가 글을 쓰는 단 한가지의 이유가 자꾸 머릿 속을 맴도네요. 그건 도대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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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1 세미콜론 코믹스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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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예쁜 표지에 반했습니다. "도시에서 귀향한 주인공의 흙냄새 물씬한 자급자족 생활기"라는 광고문구와 그 문구에 걸맞는 자연스럽고 예쁜 여주인공의 모습에 한번 더 반했더랬지요. 만화책값이 오른 후 늘 보던 만화, 고르고 골라 엄선한 만화책 (주로 시리즈물에 전투물)만 사다보니 새로운 만화를 보고싶어진 이유도 있지만요.

사실 표지의 그림을 기대하고 만화책을 펼치면 몇페이지 채 넘기기도 전에 읍컥!!하게 됩니다. 금방 익숙해집니다만, 가볍고 깔끔한 그림체가 아니라 좋게 말하면 소박하고, 솔직하게 말하면 지저분해보이는 선이거든요. 잔잔한 일상을 꾸밈없이 표현한다는 점에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정돈된 펜선에 익숙해진 분들이라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어요.

만화의 내용은 정말 단순합니다. 앞뒤 없이, 정말 일상을 그대로 옮긴 이야기라 어떻게 보면 불친절하기까지 해요. 블로그의 포스팅과도 닮았네요. 그날 있었던 일 중 한 부분을 뚝 떼어 그림으로 옮겨뒀습니다. 밭일을 하고, 마을 사람들과 회관에 모여 음식을 나눠 하고 어른들에게 들은 음식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주위에서 발견한 - 어머니가 심어둔 - 채소를 수확해 추억의 요리를 하기도 해요. 옛날집에서 옛날 도구를 사용해 빵을 굽기도 하면서 팁이나 간단한 요리법을 실려두기도 합니다. 밤밥같은건 직접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농촌의 이야기이다보니 오히려 도시에서 구하기 힘든 야채도 많아서 남의 이야기 같은 것도 있어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만화입니다. 세세하게 나와있진 않지만 그녀가 추억의 요리를 만들었을 때 얼핏 흘리는 지난 이야기는 서글픈 이야기가 많습니다. 원래 추억이란 애잔한 법이지만 그녀는 혼자 살아가고 있고 스스로를 '도시에서 도망쳤왔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 서글프더라구요. 특히 어머니가 해주던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죄책감과 쓸쓸함이 가끔은 책장 넘기는 걸 멈추게 만듭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해먹고 추억의 음식을 만들어먹고 주위에 주어진 재료를 이용해 이런저런 요리를 만들어가는 아가씨. 맛있는 요리를 한다는건 정성도 많이 들어가고 번거롭기도 한 일이잖아요.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살아갈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해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슬프지만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녀는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어둔 것 뿐이거든요.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듯,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듯. 취나물같달까.

향긋하지만 쌉싸름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책 뒷편에 쓰인 광고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틀린 말은 아닌데 괜히 그렇더라구요. 꾸미지 않아도 예쁜 아이를 억지로 화려한 옷을 입히고 어른 화장을 시켜 앞에 내세워둔 기분이 들었거든요.

횡설수설한 리뷰의 끝을 인상적이였던 문구로 마무리해봅니다. 그녀처럼 도시에서 귀향한 후배가 한 말인데 아,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주제에 뭐든 아는 척이나 하는, 타인이 만든 것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기기만 하는 인간일수록 잘난 척만 하지. 천박한 인간의 멍청한 말을 듣는 게 이젠 지긋지긋해졌어. 여길 나가고나서야 비로소 코모리 사람들..그리고 부모님도 존경할 수 있게 됐어. 내용이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오셨구나라고." (p 128)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건 정말 작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그건 그렇고 난 지금 무슨 이야길 하고 있는거지? 모처럼 좋은 책을 읽었고 읽는 내내 생각한 것은 많은데 몇번을 써봐도 내가 잘 표현한건지 모르겠어요. 쓰면 쓸수록 수렁에 빠지는 이 느낌!!! 형식이 만화일 뿐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잔잔하고 정말 좋은 이야기예요. 멋져요, 멋지다고!!! 아놔 리뷰쓰면서 이렇게 책에 미안해보기도 또 오랜만이네onz

덧붙이기) 슬로우푸드라이프는 맞는 말이고 요리에 관한 부분이 많긴 합니다만 내 손으로 재배해 직접 만들어먹는 기쁨이라기보다는 주어진 자연의 은총 내지는 소박한 삶의 기쁨에 관한 이야기가 더 이 책과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나만 저 광고문구가 마음에 안드는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광고문구가 마음에 걸려 편집/구성에서 별 하나 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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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인디고 : 밤을 달리는 자들
가토 미아키 지음, 김소영 옮김 / 갤리온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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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클럽과 추리소설이라는 소개문구에 넘어가 관심을 가졌던 책입니다. 책을 읽은 후 작가 소개를 다시 보니 추리상은 추리상인데 단편상을 받았더라구요. 처음 책 소개를 봤을땐 호스트클럽을 바탕으로 한 어떤 끈적한 욕망과 피비린내나는, 혹은 서로 물고 물어뜯는 그런 뒷세계의 치열함 뭐 그런걸 생각했었거든요. 편견일진 모르지만 일단 호스트클럽에 얽힌, 추리물로 갈 수 있는 사건이라고 하면 왠지 저런게 떠오르잖아요. 나만 그런건가; 어쨌든 저렇게 깊고 질척한, 혹은 성공을 향한 욕망과 호스트를 사랑해버린 호스티스 여인의 원망이 얽힌 흔히 말하는 추리물 - 그러니까 하나의 커다란 사건을 바탕으로 진행해나가는 정통파 - 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음.

추리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었을때 추리하며 읽는 사람과 동화책 읽듯 읽는 사람으로 나누게 되잖아요? 전 후자에 속하는데 저 같은 사람에겐 굉장히 좋은 책이구요, 추리소설에서 복잡한 트릭을 스스로 풀어내는 스릴을 즐기는 분들에겐 얄팍한 책이예요; 등장인물 중 한사람인 형사가 종종 여사장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30대 노처녀 대필작가, 잔소리가 심하고 술을 좋아함)에게 종종 윽박지르곤 하는게 "탐정놀이는 그만둬!!!!"라는 거거든요. 말 그대로 책 전체가 탐정놀이와 비슷합니다.

클럽 인디고는 흔히 우리가 아는 정통파 호스트 클럽이 아니라 사도, (정통파는 왕도라고 한다는군요) 그러니까 틈새시장을 공략한 새로운 한 줄기인데. 프리터나 OL, 대학생을 상대로 비보이와 길거리 헌팅계의 신화, DJ, 프리터, 운동선수들을 호스트로 둔 클럽이예요. 다양한 일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각각의 사건에 키워드와 근접한 호스트들이 튀어나와 하나의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해결하지요. 다재다능한 호스트들과 베일에 쌓인 유능한 매니져, 그리고 잡지사에서 일하는 두 사장, 그리고 왕도파의 1인자인 호스트의 제왕 구야, 전직 운동선수인 마담언니(......)까지. 적당히 가볍고 적당히 자극적인 인물이 톡톡 튀어나옵니다. 기분 전환이나 머리를 식힐때 읽기엔 좋은 책이지만 추리소설로서의 깊이는 떨어져서 오히려 탐정소설이나 일반 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실 1권이 나온지 얼마 안됐었기 때문에 리뷰어신청을 할 때만해도 제가 신청한게 1권이라고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발표가 나고 가만히 렛츠리뷰를 살펴보는데 제가 메모해둔 거랑 제목이 다르더라구요; 찾아보니 '제1회 호스트선수권대회'는 2권이였고 제가 봤던 '밤을 달리는 자들'은 1권으로 이미 그 전 렛츠리뷰 목록에 올라있었던거라 리뷰책을 받은 후 1권을 다시 주문했습니다. 1권이랑 같이 봐야할 것 같아서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어떻게 클럽 인디고가 만들어졌는지와 주요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가 나와있으니 도움이 되는 면도 있긴합니다만 전 2권부터 읽고 1권을 뒤에 읽었는데 흐름을 파악하고 주요스토리를 이해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어요. 처음에 1권을 옆에 두고 2권을 잡으면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다 읽고나니까 필요한 설명은 친절하게 해주고 있고 원래부터 중심이 되는 호스트가 아니면 제대로 설명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혹시 저처럼 순서에 신경쓰이는 분이 계시다면 안심하셔도 될 것 같네요:D

클럽 인디고 2편에 해당되는 제 1회 호스트 선수권대회는 복수자 / 마이너리티 코드 / 초콜릿 비스트 / 제1회 호스트선수권대회 네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권에 비해 가벼운 사건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복수자에 나온 이쓰키군이 마음에 들어서요, 있는지 없는지 아직 알 수 없는 3권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했던 말 처럼 정말 '클럽 인디고'에 취직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날 위해 나와다오 이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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