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명화들 - 뭉크에서 베르메르까지
에드워드 돌닉 지음, 최필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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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도난과 그 추적에 관한 리얼 스토리

"에드워드 돌닉은 탐정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실제 이야기를 선보였다. 예술 범죄의 지하 세계를 내부자의 시각으로 상세히 소개한다. 그 곳에선 대가의 걸작이 도박 자금으로 통용되고,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있는 캔버스가 아무렇게나 돌돌 말려 트렁크에 처박힌다. 보통 스릴러에서나 찾을 수 있는 음모와 렘브란트의 그림처럼 생생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전문성도 빠지지 않는다."

_ 아서 골든, 게이샤의 추억 작가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때도 이 책이 팩션일거란 걸 의심해본 적이 없습니다. 앞쪽에 부연 설명이 나와있고 중간에 첨부된 사진들을 보면서도 (찰리 힐이란 이름이 그대로 나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팩션이니까- 이 인물들과 사건을 바탕으로 쓴건가봐~ 하고 생각했었고, 그건 책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보다 더 사실같은 이야기란 말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책의 중반부분에 접어들었을때 이상하더란말이죠. 분명히 작가는 전지적 시점으로 캐릭터들을 움직이는 것 처럼 써내려가고 있는데 (이 부분이 날 혼란케했음) 찰리 힐에 대한 작가의 표현이 이상한거예요. 애정이 담겼다 말하기엔 객관적이고 객관적이라 말하기엔 미묘하게 중립적인, 그러니까 자기 캐릭터를 멋지고 중립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그렇게 만드는게 아니라 남의 캐릭터를 빌려 쓰는 것 마냥 망설이고 있다고 해야하나,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찰리 힐이다보니 그 미묘함이 걸려서 작가후기를 봤는데 아뿔싸, 뒷표지의 리얼 스토리는 리얼(한) 스토리(소설)가 아니라 리얼(취재) 스토리(르포) 더라구요?! 그제서야 제가 멋대로 착각했었단 걸 알았더랬지요. 훈민정음 암살사건인 줄 알았는데 경성기담이였어!!!랄까요...

 아직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인물의 이야기를 써내려 간다는 것은 여러 제약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작가가 찰리 힐의 도움을 받았으면서도 긍정적인 평가만을 하지 못한 것은 그의 성격이 독특한데다 그를 적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의 평가도 들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깨닫고 나니 책에서 느꼈던 위화감이 이해됐습니다.

 책은 제가 팩션이라 믿었을 만큼 매끄럽게, 흥미롭게 진행됩니다. 마치 직접 보고 있었던 것 처럼 상세하게 나와있는 범행 과정과 귀족과 범죄자와 쉽게 융화되는 찰리 힐이란 인물의 독특함. 한심스러울 정도인 미술관과 정부의 대응과 해결방식. 한 편의 블랙코메디로 볼 수도, 정치풍자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단 오버스러운 판단을 내리며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진짜(!!!!) 이야기, '사라진 명화들'의 마지막 책장을 덮었습니다.

 찰리 힐이란 사람은, 셜록 홈즈의 괴팍함을 빼다 박았더군요. 두 사람 다 멋지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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