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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 다리의 천사 애덤 킹 - 아름다운 도전 3 아름다운 도전 9
박정희 지음, 김병하 그림 / 두산동아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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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느님이 흙을 빚어 직접 만든 첫번째 인간에게 지어 준 이름 애덤, 그 이름에는 분명 하느님의 특별한 뜻이 숨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특별한 이름을 가진 애덤을 말하려 합니다. 애덤의 원래 이름은 인호였습니다. 하지만 애덤은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없고, 손가락이 붙은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어 친부모가 양육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입양되었기 때문에 애덤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것이지요.

그 후 애덤은 수차례 수술을 받은 후 손가락도 갖게 되었고, 다리도 갖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 손가락이라봐야 외계인 손 같은 4개 뿐인 손가락이고, 다리도 공상 과학 영화에 나오는 로보트 같은 다리입니다. 그래도 애덤은 늘 당당하고,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애쓴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미국에 방문한 이희호 여사의 한국 입양아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으로 애덤과의 첫만남이 이루어집니다. 그 인연의 끈으로 애덤의 가족은 한국을 방문하게 되고, 2001년 프로 야구 개막전에서는 시구를 하게 됩니다.

공을 떨어뜨리지는 않을지, 연습해 둔 인사말을 잊어버리지는 않을지 애덤은 불안해집니다. 그런 애덤을 보고 애덤의 아버지는 말합니다. “애덤, 네가 시구를 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심부름꾼인 천사로 뽑혔기 때문이란다. 날개는 없지만 너에겐 특별한 다리가 있잖니. 너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거든. 그것이 하느님이 너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야.”

애덤의 이름 속에 숨어 있던 특별한 뜻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애덤에게 특별한 손과 특별한 다리를 주셨나 봅니다. 애덤에게는 특별한 이름과 손과 다리 말고도 특별한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애덤의 특별한 미소입니다. 애덤의 미소를 본 적이 있나요? 저는 애덤이 시구를 한 후 어느 잡지의 표지에 실린 그의 얼굴과 이 책에 실린 가족 사진을 보았습니다. 모든 사진 속에서 애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행복한 미소이기도 하고, 티 하나 없이 가장 깨끗한 미소이기도 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 주는 미소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애덤의 미소 속에는 사랑, 희망, 기쁨 같은 세상을 밝게 해 주는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미소로 사람을 감동시키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애덤의 손가락을 보고, 애덤의 다리를 보고, 그러고 나서 애덤의 미소를 보게 된다면 아마 더 놀랄 것입니다. )

애덤의 그 미소를 보면서 저는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애덤, 그래 넌 정말 하느님이 세상 사람들에게 보내신 특별한 선물이야. 너의 미소는 많은 사람에게 큰 힘이 된단다. 그런데 애덤, 너는 왜 미국까지 가야 했을까? 한국에 살고 있는 나는 너에게 자꾸자꾸 미안해지는구나.’ 혹시 우리들 중 누가 되는 일 하나 없다며 인상 찌푸리고 있다면, 동네에 장애자 학교가 생겨 땅값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불어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고픈 부모님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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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우울 - 최영미의 유럽 일기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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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같기도 하고, 기행문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미술 평론서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일기도 아니고, 기행문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술 평론서도 아니다.

<서른 잔 치는 끝났다>의 시인이 쓴 <시대의 우울>이라는 책.....시인이 이번에는 기행문을 냈네. 시집 팔아 돈좀 벌었나보지? 그런데 기행문 제목이 이게 뭐냐, 그리고 무슨 그림 사진이 이렇게 많아......

다소 못마땅한 시선으로 첫장을 넘기도 또 그 다음장을 넘기고...... 그러다가 유럽 기행이 아닌 최영미 내부의 여행으로 확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과거의 아픔을 쓰다듬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보노라면 또 어느새 그림 이야기가 펼쳐지고, 프랑스의 가로등을 보고 있노라면 또 어느샌가 작가는 일상의 사소한 사건들을 말하고 있다.

유럽 미술관의 여러 그림들에 대한 작가의 느낌이 커다란 줄기를 이루고, 틈틈이 여행하며 일어난 에피소드와 엄마와의 싸움 등 사소한 얘기도 나오지만 난 이 책이 최영미씨가 아주 조심스럽게 내놓은 자신의 얘기라고 생각된다.

아주 조심스럽게 슬며시 잠깐 얘기하다가 미술 얘기로 넘어가고 여행 얘기로 넘어가서 난 최영미씨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무슨 일로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는지 난 알 수 없다. 하지만 길게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가늘게 떨고 있는 최영미씨의 모습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 확실히 시대의 우울이다.

30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적당히 잊어버리고 적당히 타혐하지 못한 채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 그녀. 그녀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맘껏 보며 무거운 짐을 벗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잠시 벤치에 앉아있노라면, 거리의 사람들을 보노라면 머리에 떠오르는 잔상을 지울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가끔씩 읖조리는 작가의 말은 확실히 시대의 우울인 것이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시린 가슴을 쓰다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녀의 우울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은 나 역시 아직 갈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고, 때로 혹은 무엇이 나를 이렇게 우울하게 하는지도 모르는 바로 그것의 우울함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은 무작정 우울을 호소하는 축축 늘어지는 책은 아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서 홍익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그녀답게 그녀는 참으로 맛깔스럽게 미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유독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에서부터 와토의 ‘시테라섬으로의 순례’를 아쉬움의 미학으로 보는 독특한 시선, 그리고 16세기에 매너리즈 그림이 많이 그려지게 된 역사적 논리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이제 막 미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지적 재미를, 나름대로의 고민에 가슴저려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의 자리를, 또한 유럼 여행을 떠나볼까 하고 기웃거리는 사람에게는 미술관 순례의 멋진 테마 여행의 참고서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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