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2월
평점 :
영화 1987을 보고나서
어느날 엄마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엄마가
살았던 1987년도는 어땠어?"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지금보다
살만하셨다고 하셨다. 서울
대학가 근처에 사시던
엄마는 낮이면 최루탄
때문에 거리를 돌아다니기가
힘들고 88올림픽 때문에
나라가 바빴지만 먹고살기에는
조금 괜찮았던 시절, 내가
보고 들은 그
시간과 엄마의 시간은
같은 대한민국에 같은
날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왜 이리도
느낌이 다르지?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를 몇 장 읽자마자 엄마와의 대화가 떠올랐던건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정말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그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던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누구의 것인가
“나는 어제 함께 TV를 보던 아내 지영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기도 한 그녀가 검찰과 대치하고 있는 그 의원을 보면서 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솔직히 조금 당황스러웠다. 누군가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듯해도 사실은 아주 일부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챌 때의 당혹감, 아마 그런 것이었을 터이다. 나는 그자가 한때 안기부에 있으면서 숱한 학생들을 '빨갱이'혐의를 씌워 잡아 가두고 고문하던 전력이 있던 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상 내가 직접 겪지도 않았으면서 이래도 되나 싶어져서 위축되기도 하였던 것이다.
화면만으로 보자면 그 지역 사람들에게 그는 나라를 위해 힘써온 영웅 같은 인물로 지금 반대 세력에 의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는 셈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영수라는 이름은
흔한
이름이다.
어쩌면
제목은
흔한
이름처럼
똑같은
시간을
흔하게
겪었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엄마가 80년도
하면
가장
먼저
88올림픽을
떠올리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소설의
시작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네
결국
이
책은
그
시절을
경험했던
수만은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간절함이
들어있는
것이네
덤덤한듯 덤덤하지
않은
주인공의
마음과
1987년을
함께했던
이들은
여전히
마음
속
한구석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바라지만
그들은
여전히
업무가
끝난
후
식당
한
켠에서
소주잔을
채우며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
주인공은
영수가
아니라
영수가
같은
사람들이
많은
시대를
살았던
또
하나의
영수
'이윤'
자신의 조그만한
칼럼을
읽고
연락을
한
옛친구와의
대화로
숨겨두었지만
더이상
숨겨둘
수
없는
기억,
하나씩
꺼내는
기억
속에는
처음
닿는
입술의
감촉이
혼미로웠던
수연,
군대
앞
다방에서
만난
훈민정음,
수상하기만
한
존재
85학번
영수, 자신에게는
친절하지만
무언가
은밀하고
신비한
존재였던
하치우,
정치색을
들어내지
않고
제대한
사람까지
80년대를
각자의
방법대로
버티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모습이
가지각색으로
담겨져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에게 하치우는
특별했다.
학교로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특별한
거처도
없을
것이라고
연락처만
남기고
떠났다
돌아온
사람,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현재의
모습,
87년의
하치우와
지금의
하치우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내와 함께
10년만에
다시
찾은
곳은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전우들이요
그의
마음이었다.
80년대
누구보다
민주화를
바라며
싸웠던
그
모습들이
이제는
세상
사람들에게
따분한
역사이며,
'사라진
악령'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에
좌절하는
순간이었다.
“오히려
내가
만나고
가는
것들은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만났다
헤어졌지만
참으로
열심히
그
시대를
살아냈던
수많은
전우들이었고
그때의
흙때
절은
땀과
눈물이었다.
그렇기에
아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결코
그렇듯
한
여자에
대한
감상
섞인
추억
따위로
대치될
수
있는
것은
더욱이
아니었다.
그녀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제
그들은
'사라진
악령'으로
천대받을
수
있기까지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산다는
것,
이제
그들의
얘기는
누구나
지어낼
수
있는
그럴싸한
사랑
얘기보다
진부하고
따분한
수준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가 아내에게
민정음의
이야기
말고
아무말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우리는 미래에
우리의
아이들에게
2017년
우리가
경험했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지
시작은
같았으나
그
끝이
어떻게
다르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계속
아팠다.
한국전쟁이
나서
아프고
정권
때문에
아팠다.
그리고
우리는
2017년에도
아프다
곪은
부분을
도려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그
시절
그
열정과
마음을
쏟아
부었음에도
결국에
해내지
못했던
역사가
떠올라
씁쓸했고,
그
것이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다는
현실에
소름끼쳤다.
80년대
영수는
60년에도
있었고,
지금도
수없이
많은
곳에
존재하지만
그
앞에는
시간이라는
장벽과
현실이라는
창살이
높게
세워져
있어
2030년
즈음
읽는
책에는
2017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꿈꾸었지만
현실
앞에
무너져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있었다.
라는
한
줄을
쓰게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현실에
마음을
숨기고
일상으로
돌아왔고,
어떤이는
처음부터
냉정하게
현실만을
바라보았다.
또
어떤
사람은
마음
속
그
것
하나만을
갈망하다
불꽃처럼
타들어가기도
했다. 『85학번
영수를
아시나요?』는
그
시절을
회상하는
책이
아니라
이자리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이상
아프지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