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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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의 공동점은 80년대 독재정권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세상을 알아가기 시작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이 이념과 무엇이 다른지 모여 토론하고, 어떤 세상이 되어야 할지 생각한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만으로 야학에 뛰어드는 사람부터 자신의 가족과 미래도 포기하고 민주화 운동을 위해 희생하였던 이들

영화와 책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은 무엇이 세상을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알겠는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던 이들이 자신의 죽음까지 알았을까 하는 것이다.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그들을 열사로 부른다만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어떤 창고 비밀스러운 존재가 되었거나 열사 아닌 범죄자가 되어있었겠지

공지영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1980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가슴이 담긴 이야기이다

80년대에서 2000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고 2018년이 지금 어른들은 힘들었지만 먹고 살기에는 좋았던 시절이 그립다고도 말씀하신다. 딱히 감이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이들은 무슨 마음이었던 것일까 다른 고민에 사로잡히게 된다. 하지만 분명한건 이들의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1987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내가 태어나 화약냄새 속에서 살지 않을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89 발표한 공지영작가의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나는 멋도 모르고 초등학생 엄마의 책꽂이에서 책을 먼저 읽었었다, 더듬 더듬 때의 기억을 찾아보이 그냥 막연하게 사람들은 떠나는 것일까 도망쳤었던 것일까 궁금하고 찡했던 기억이 든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쓰는 공지영작가의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사람들이 주목할 밖에 없던 작품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데모와 야학, 노동운동은 물론이고 광주 민주화 운동 , 당시 정치적, 사회적으로 침묵을 요구하던 민감한 문제를 있는 그대로 사실적인 소설을 써냈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의 시작은 군복무를 제대하는 지섭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기울어진 집안에서 일수를 찍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어머니와 미쳐버린 미혼모이자 자신의 누나의 존재가 버거웠던 지섭의 도피처였던 군대, 정해져있는 군복무 기간은 일시적인 도피처요 결국에는 죽을 같은 세상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도망칠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곳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시간 속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그리고 지섭이 도망쳐 나온 세상처럼 죽음은 아주 가까이 있었다. 자신을 향해서인지 타인을 향해서인지 솟구쳐 올라 가끔 지섭을 미칠 것같이 만드는 끝없는 살의를 억누르며, 지섭은 자신이 택한 길을 형벌의 세월로 담담히 받아들이는 방법을 익혔다.”












제대 학교에 복한한 지섭이 만난 민수는 지섭과 다르게 부유하고 시절 권력의 상징이나 다름이 없었던 군대 간부로 계신 아버지가 있는 집안의 딸로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했지만 더이상 자랑스럽지 않았다. 시대와 다른 생각을 하며 운동을 위한 유인문들과 책들을 침대 밑에 가득 숨겨놓은 것을 찾기 위해 비서를 시켜 방을 뒤지게 아버지, 그녀가 나갈 없게 금족령을 내린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당연히 생각하는 가족들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오는 민수

자신들의 생각을 토론하고 실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운동하는 학생들에게는 흔한 사랑마저 고민의 대상이 되었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자비한 폭력, 그래서 그들은 가족을 버리기도 했지만 편으로는 스스로의 생각을 돌려 현실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무엇을 위해서인지 먼저간 동지들의 길을 같이 걸어갔다.

과연 것이 방황인 것일까, 방황이라는 의미가 무엇인 것일까 다시 생각해 밖에 없다. 것은 아름다운 방황도 아니며, 이들의 방황은 방황이 아닌 살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었나.













사실 저도 그때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댔죠.”


다시 돌아보기도 끔찍한 광주의 5월들을 도표로 그리고, 시민군과 계엄군의 대치 상활을 지도로 그리고, 나날의 일지들을 복원하면서 민수는 이를 갈았다. 선배가 요구하는 과제들이 너무 벅차서, 싸워야 적의 기막힌 간교함과, 간교함으로 초래된 어리석음 때문에 피투성으로 칠해진 역사의 페이지에 대해 밤을 새우며 예비토론을 하던 그날들, 민수는 제가 쓸어보고 있던 묘비를 들여다본다.

1962 5 20

1980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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