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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편지 - 할머니가 손자에게 손자가 할머니께
김초혜.조재면 지음 / 해냄 / 2017년 1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117/pimg_7230641891819816.jpg)
외할머니는 80세가 되셨다, 하지만
하루를 사시는 것도
스탠트 삽입에 수없는
병원진료와 수술로 버티시는
분, 그래서 아픈걸
알리지 않았다. 더
아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었는데
어찌어찌 흘러 들어간
소식에 할머니는 아프셨던
모습이 아니라 아주
정정하게 또렷한 목소리로
어떤 병원이라도 다
가보고 안돼면 점집이라도
가봐야지 그렇게 있으면
되냐고 화도 내시고
속상해하시기도 했다. 나는
할머니의 첫손주이고 할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손녀이다. 어릴
때 연년생으로 태어나는
남동생이 워낙 병치레가
잦아 할머니 손에
컸던 탓에 『행복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이만큼의
시간을 왜 보내지
못했을까 마음이 아프다.
외할머니만 연세가 많아지시는게 아니라 우리 엄마도 50대 중반이 되어버렸다, 내가 알던 초등학교 입학 할 때의 젊은 우리 엄마는 추억 속 모습이 되었고, 나도 동생도 30대가 되어가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빠르게 흐르고 추억은 또 의외로 빠르게 잊혀지고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손자를 위해 매일 같이 편지를 써준 할머니의 이야기는 기억에서 잠시 잊혀져도 편지함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고, 매일 같이 쓴 할머니의 편지에 3년동안 답장을 한 손자의 편지 역시 남을 것이다. 나는 글자를 모르는 할머니를 위해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보여드리고 같이 사진도 많이 찍으면 좋았을 것만
대가족에서 2인가족, 4인가족으로 변한 모습에 할머니와 손자의 거리가 멀어보일 수 있지만 내 자식이 낳은 자식이라는 생각에 나도, 주위사람들도 모두들 손주를 예뻐하고 또 예뻐하고 자식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을 해주려고 하시기도 한다. 다행히 『행복 편지』 속 손자 재면이도 이런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고리타분한기도 하고 어렵기도 한 할머니의 편지에 말씀이 좋다고, 사랑한다고 남자아이의 편지 속에 할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꽤나 가득 표현이 되어있다.
사랑하는 손자 재면에게
일 년 삼백육십오 일,
매일매일 일기를 쓰듯이 써서
할머니가
네게 주는 편지다.
늘 새해가 되면
다시 되풀해 읽으며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기 바란다.
2008년 1월 1일 김초혜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117/pimg_7230641891819818.jpg)
김초혜 시인이
매일같이
쓴
편지에
손자에게
전하고
싶던
마음은
무엇이었을지는
서로만이
가장
잘
알겠지만
적어도
할머니의
편지를
평생에
걸쳐서
되풀이해
가며
읽으라던
그
말을
잊지
않고
매일매일
읽겠다
답하는
손자의
편지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학교폭력이
난무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는
일이
용돈을
받는
것이라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은
반면
할머니의
글에서
새로운
꿈도
꾸고
마음을
다진다는
그
야무진
생각이
더
기특하게
느껴져서
일
수도
있다.
2008년에 쓴
김초혜시인의
편지와
2014년에
도착한
손자의
답장,
하루
하루
편지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할머니는
손자에게
매일
같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글로
전달하고
손자는
또
의젓하게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6여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시간이
무색하게
할머니는
그쯤의
손자가
경험하게
될
것을
미리
생각하고
아주
자세히
전달하고
있음에
또
한번
놀라는
마음, 『행복
편지』
의
내용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손자가
앞으로
겪어나갈
것을
지혜롭게
생각하고
편지로
절해주는
할머니의
지혜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도
그렇다고
무언가
임팩트
있는
편지도
아니지만
서로에게
전하는
그
마음
자체가
귀한
것이기에
의미가
있는
책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117/pimg_7230641891819819.jpg)
시간이 지나면 전할 수 없을 수도 있는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손자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편지 한 장 한 장이 다양한 주제로 가득 채워져 있는 이 편지는 중학생의 재면이가 고등학생의 재면이가 그리고 성인이 된 재면이가 해마다 다른 생각을 하며 받아들일 것이다.
사랑하는 재면아!
다른 것은 다 접어 두고라도,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라는 것만 기억하기 바란다. 인생과 오늘은 다른 말이면서, 같은 말이다. 오늘을 잘 지내면 내일의 오늘도 잘 지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오늘이 쌓이고 쌓여 인생이 된다. 오늘은 쉬고 내일 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라. 언제나 한 번뿐인 오늘을 소중하게 보내기 바란다. 가장 어려운 일이면서도 가장 쉬운 일이기도 하다. 네 마음가짐에 달렸다. 모든 사람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하는 일을 재면이는 가장 쉽게 하리라 믿는다.
인생과 오늘은 다른 말이면서 같은 말이라고 쓰신 것을 읽고 뜻이 너무 어려워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오늘을 열심히 지내면 내일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맞지요?
어렵다고 생각하면 아주 어려운 일이고, 쉽다고 생각하면 쉬운 일이라는 말씀도 하셨네요, 그러면서 어려운 일이지만 쉽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고도 하셨네요. 할머니, 중학생이 읽기는 좀 어려운 것도 같지만 그 뜻은 충분히 알 것 같아요.
할머니의 손자로 부끄럼 없게 노력하겠습니다.
할머니의 저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
할머니, 편히 쉬세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117/pimg_7230641891819820.jpg)
『행복 편지』가 엄청난 이야기는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지혜를 정말 많이 전하고 있어 읽다보면 밑줄도 긋고, 살짝 책갈피를 껴놓는 부분도 있다.
“나이 들어 세상에 대한 집착이 느는 것은 재면이와 함께 이 세상에 오래 머물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노심초사 하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너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고 부끄럽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흡족하고 훌륭한 일이다. 언제나 당당하게 너를 인정하고, 떳떳하게 행동하거라.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너 자신의 일을 차분하게 해 나가면, 너의 좋은 머리는 늘 행복의 문을 열어 줄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는 것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방법이다.”
『행복
편지』는
할머니가
손자에게
쓴
편지,
손자가
할머니께
쓴
편지이자
우리의
삶에도
편지처럼
날아와
살포시
마음에
남고,
지혜를
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를
생각하고
또
생각나게
만드는
가족같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