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다 - 함께 읽는 동화책

바람을 가르다 - 제6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샘터어린이문고 51
김혜온 지음, 신슬기 그림 / 샘터사 / 2017년 10월

가끔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평범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장애가 있는 사람이 오히려 특별해 보이는 것이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것이 평범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웃픈 생각을... 장애가 있다고 우리가 도와주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닌데 쳐다보는 시각은 호기심이 가득하거나 곱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생각해본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평범하지 않은 것이고 저들이 평범한 것이라면 그 때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장애는 죄가 아니다, 선택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장애라는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게 녹록치만은 않다. 세상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그들의 돈을과 노동력을 갈취하거나 그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기도 한다. 한쪽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똑같이 태어났고 똑같이 살다 똑같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사람으로써 비장애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있는듯 없는듯 생각하며 살아가듯 그들에게도 그렇게 살아갈 기회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날은 비가 오고 천둥 번개가 치고

어떤 날은 해가 반짝 무지개가 뜨듯이

다양한 날씨처럼 서로 달라서 소중한 우리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동화책 『바람을 가르다』는 그런 이야기책이다, 장애를 극복해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거나 소속된 곳에서 인정받는 존재가 되었다는 거창한 동화는 아니다, 또 우리가 도덕교과서나 어떤 동화책에서 얼핏이 보았던 것 같던 장면이 들어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장면들을 모아서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 속에 평범하게 스며드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바람을 가르다"를 포함해 총 3편의 동화가 들어 있는 책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으면 도덕 교과서에서 읽어보았던 이야기가 담긴 것 같지만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으면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성공이 아닌 평범함을 다루는 어쩌면 특수학급 교사로 일하는 선생님의 경험과 소망이 당김 이야기란 생각도 들고

장애가 있는 찬우를 보호하는 엄마와 선생님의 태도가 또 어떤 시각에서는 찬우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면이 보이기도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불편한 아이가 혹여나 다칠까 노심초사하는 엄마의 애타는 마음이 아이의 자립성과 사회성을 막는 부분이 될 수도 있다니... 슬프지 않은가. 동화이지만 그렇다. 참 마음이 그렇다.

뇌병변장애가 있는 찬우는 걷는 것과 말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 때문에 엄마는 항상 학교에 와 찬우 근처에서 축구를 하는 형들도 쫓아내고 실내화도 갈아신켜 교실 의자를 빼 자리에 앉혀준다. 선생님은 그런 찬우가 걱정이 되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찬우의 짝궁을 바꿔가며 반 아이들을 찬우의 도우미가 되도록 하는데 이번에는 운동도 잘하고 씩씩한 사고뭉치 용재가 도우미가 되어 어린이날 기념 체육대회에서 멋지게 달리는 자신을 부러워하는 찬우를 위해 어떻게 하면 그 기분을 전해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업고 달려볼까, 자전거에 묶어 타볼까, 비록 용재는 바람을 가르는 기분을 찬우에게 전해주는 대신 넘어지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크게 다치는 상처를 주기는 했지만 진심을 다해 전해주고 싶던 마음을 통해 찬우가 엄마의 과잉보호로부터 스스로 홀로서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찬우의 엄마에게도 찬우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씩씩한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엄마의 과잉보호는 제대로 되지 않은 장애인 시설과 곱지 않은 시선들이 많은 사회에서 찬우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찬우는 홀로설 수 있는 존재이다. 이건 찬우 뿐만이 아니라 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해당되지 않을까?

"바람을 가르다" 외에도 장애인 오빠와 비장애인 동생인 해미의 심적 갈등과 상처를 보여주는 "천둥 번개는 그쳐요?", 자폐증을 앓고 있는 유빈이의 울음을 달래기 위한 마선생님의 변화과정을 담은 "해가 서쪽에서 뜬 날"까지 길지 않은 동화이지만 그 안에 생각해 볼 의미는 참 많은 글들이 실려있어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동화책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아니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책이라는 말도 맞을 것 같다.

지금의 어른들은 편견을 가진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 자라나는 아이들은 이런 동화책을 읽으며 편견없이 평범한 사회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면 좋겠다. 편견이 있는 어른이 이 책을 보고 마음의 시선을 돌린다면 세상은 조금씩 좋아지겠지만 그게 참 어려운 일이라 아직 가능한 우리 아이들이 그걸 이루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