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벨자를 쓴 여자
장병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8월
평점 :
사랑, 집착, 방관, 죽음
장병주 작가 『벨자를 쓴
여자』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였다, 아름다운
만남과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사랑의 이야기라면
좋겠지만
우리가 하는
사랑 중에는 때론
미래를 볼 수
없는
금지된 사랑, 불륜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도 한다.
『벨자를
쓴
여자』
라는
장편소설을
통해
장병주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내가
본
이야기는
금지된
사랑이
정당화되는
모습을 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소설을
읽고
그렇다고 불륜을?
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의
책
속
세상에서
그녀의
사랑은
사랑을 넘어서
자유를
표현하고
있어보였다.
결론적으로 뭐 사랑, 불륜 이라는 기준,
이것에 대한 도덕적 갈등, 그리고 인간이
가진 집착과 자유, 애증이라는 다양한 감정
이런 부분을 읽고 생각하게되는 시간이었다.
『벨자를 쓴 여자』 소설은 아들이 어머니의 갈등을
설명하면서 시작한다, 형과 나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에 가득찬 일기장의 한 편에 또 다른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그 사람, 그리고 스스로를 학대하는 어머니
“결국, 어머니는 그 사람과 헤어졌다.
아버지에게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으면서도
우리들에게 돌아간다는 거짓말로 그 사람을 떠났다.”
그래서 아들은 어머니의 곁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병실에서 어머니를 알뜰히 보살피는
그사람의 모습을 보며 아들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그 사람처럼
보살펴 줄 사람도 없거니와 어머니의 얼굴에
흐릿하게 비친 미소는 편안해보였기 때문이다.
젊은 날 그들의 삼각관계는 이렇게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참... 이런 사랑에
도덕적인 부분을 어떻게 두고 보아야하는 것인지
바이올린 켜는 여자 진희와 피아노 치는 남자 지후,
그리고 시작부터 잘못된 집착을 보였던 남자 성준
진희와 성준의 결혼은 수백만원의 호화로운 악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줄이 끊어지고 조율되지 않아 연주될수
없는 악기와도 같았다, 애초에 그녀에게 그는 사랑하는
존재가 아니었고 바이올린보다 우선되는 것이 아니었다.
“진희가 바이올린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녀와 결혼한다 하더라도
성준은 항상 아웃사이더이고 외로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 여름밤 그를 떨게 만들었다. 진희를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무엇과도 나누어 가질 수는 없었다. 그녀는 오직 성준에게만 속해야 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유를 모르게 그녀에게
집착하면서 방관하였다, 정말 알 수 없는 마음
그런 진희의 삶에 피아노를 치는 남자 '지후'를
만나면서 그녀는 그동안 잊고 삻았던 감정과
욕망을 느끼게 된다, 사랑이었다.
돈도 잘벌고 가정에도 충실한 남편 성준과
그런 남편과 아들까지 모든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는 진희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보면 엉망
그 자체였다, 아들 둘을 키우는 집안은 모두가
나가고 나면 먼지 한 톨, 과자부스러기 하나없이
치워지고 물건은 깨끗하게 제자리를 찾아갔다.
성준은 그들의 안락한 가정을 타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 오롯이 진희의 손에 의해 정돈되기를
바란 것 뿐만 아니라 아들들이 어지럽힌 것 역시
아이들이 아닌 그녀가 치우길 원했다, 스위트홈을
정돈하고 지키며 시중을 드는 사람은 오직 그녀였다.
“그는 꺼낸 바이올린을 움켜잡아 치켜들더니 그대로 탁자에 메다 박았다.
순간 바이올린이 박살 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성준은 자신보다 우선시되는 바이올린이 싫었고,
그녀에게 바이올린은 소중하고 정성스럽게
키워왔던 그녀의 꿈이었다, 바이올린이
깨지는 순간 꿈도 성준에 대한 마음도
한순간처럼 흩어져버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꿈은 다시 꿈틀거릴때마다
잔인하게 짓밟히고 또 짓밟히고 말았다.
불륜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도덕적 기준을 이야기하기에
그녀에게는 자유가 너무나도 필요해보였다.
소설의 제목 속 "벨자"는 종 모양으로 생긴 유리그릇으로
미국의 여류시인 실비아 플라스는 벨자 속에 갇혀 자신이
원하는 삶과 접촉하지 못하는 갑갑함을 벗어나려고 애쓰다
결국 마지막에는 가스오븐에 머리를 박고 자살을 했다고 한다.
진희는 벨자를 쓴 여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었다.
자식들을 두고 사랑만을 원할 수 없는 자신에게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스스로에게 주는 벌이자 공포심은 아닐까?
사실 성준에게도 나름의 가정사를 가지고 진희에게
집착하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아내의 고통과
방황을 알면서도 방관하는 남자, 밖으로 도는 남자
어쩌면 그는 그가 가질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이기에 놓아주지 않기 위해 집착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는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을 보아버렸다.
전혀 알지 못하던 세상의 천국과 지옥을 보아버린
그녀가 다시 아무렇지 않게 이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