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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 거야 - 전 세계 젊은 작가 200명이 다시 사랑을 말하다
밥티스트 볼리유 외 지음, 자크 콕 그림, 김수진 옮김 / 더숲 / 2019년 9월
평점 :
프랑스에서 감수성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로 SNS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된 자크 콕 일러스트레이터가
전 세계 작가 200명을 초대해 사랑의 정의를 묻고 그 대답에 맞는 일러스트를 넣어 만든 <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거야>
사람은 태어나서 부모를 사랑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친구를 사랑하고 더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연인, 남편, 가족이 생긴다. 이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사랑이 또 언젠가 다른 형태로 바뀐다면
나는, 우리는 어떻게 될까?
<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 거야>는 이 답이 정해지지 않은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하여 다양한 정의를 각자 짧은 글로 표현하였다. 공감 되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랑이라는게 책의 표지처럼 핑크빛이 많지만 간혹
어둑어둑한 회색빛과 검은빛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어두운 회색과 검은빛이 달콤해 보인다면 나의 생각이 이상한 것일까? 사랑이라는건
어렵고 때로는 힘들거나 슬프지만 그 본질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존재처럼 느껴진다.
"사랑이란, 두 사람이 동시에 눈을 들어 서로를 알아보는 것"
소설처럼 인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눈만 마주쳐도 이 사람이 나와 한평생을 같이 보낼 존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데이트범죄나 결혼 후 알지 못했던 성격으로 이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적어로 로맨틱하기는 하다.
<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거야> 속에는 사랑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공감하고 머릿 속에 자리 잡는 문장 하나씩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달달함보다 사랑하기에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들의 이야기가 좀 더 눈에 들어왔다. 사랑을 하면 사람은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나만 바라봐주기를... 혹은 나를 먼저 챙겨주기를... 사랑하는 이가 아픈 것보다 내가
아픈 것이 더 서럽고 그 것을 챙겨주지 않는 것이 무척이나 슬픈 어린아이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리고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란 끝까지 확인하는
것, 너그러움으로 바라보는 것, 습관을 강요하지 않는 것 _ 로랑 에사게"
결혼을 하고나서 신혼초반 때만 보아도 그렇다. 결혼 전에는 몰랐던 모습들을 보면서 나에게 맞춰주기를
바라고 친구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잘못은 너그러이 용서해 주면서 당장 내 옆에서 나를 지켜주는 사랑하는 이의 잘못은 쉬이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
누군가 한 사람을 맞춰줘야 사랑이 아니라 서로 맞춰 주는 것만이 사랑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될 수는 있지만 덜 사랑한다고 더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하지 말자. 그
사람 역시 누군가가 더 많이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덜 사랑하는 그대를 택했을 뿐
그 외에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작가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책은 그 자체로 예쁘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고민하고 반성하게 한다. 긴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랑에 이기적이었던 나를 반성하고, 가족으로써의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새겨보기도 한다.
"사랑은 이렇게 말한다.
나의 심장, 나의 여신, 나의 경이로움,
우리 자기, 우리 아기, 내 사랑,
나의 보석, 나의 광채, 나의 태양, 나의 대지,
우리 귀염둥이, 우리 야옹이, 우리 병아리,
우리 못난이, 우리 공주님, 우리 주인,
우리 대장,우리 올챙이, 우리 예쁜 꼬맹이,
사랑하는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아들,
사랑하는 우리 아빠, 사랑하는 우리 엄마,
난 잘 도착했어, 걱정하지 마,
한 시간 뒤에 도착해.
잊지 말고 모자 챙겨 써,
저녁 먹었니?
키스하고 싶어, 너 정말 예쁘다,
조금만 기다려, 다시 올게,
난 네 생각만 해, 너 때문에 미치겠어,
네가 보고 싶어, 너로 인해 내 인생이 달라졌어,
너 때문에 피곤해, 너 때문에 기뻐,
너 때문에 내 심장이 춤을 춰,
너에게 특별한 사람이고 싶어,
만약 우리가 결혼한다면,
만약 우리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그럼 나의 사랑은 어떻게 말할까"
_엘자 플라죌
책을 다 읽어보았지만 사랑에 대한 정의를 어떠한 말로 정리할 수는 없었다. 다만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나는 나름의 사랑을 받는 존재였고, 나는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 조금 못되게 굴고 있는
중이라는 것도 알았다. 사랑을 받고 싶고, 사랑이 필요로
해서 무언가 갈구하는 사람이 나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대가 없는 사랑을 주는 사람이 나이기도 했다.
그리고 사랑은 계절과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본다. 날씨가 변함에 따라 춥고, 덥고, 습하듯 사랑도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감정을 더해 변하기도
하지만 서로 노력한다면 수없이 많은 계절을 지내도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그 계절들을
보내면서 내리는 천재지변이 끝나고 나면 좀 더 단단한 사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끄적끄적 필사를 하기에도 좋은 책, 우울한 내용이 아니라 땅굴을 파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여전히 사랑이라고 너에게 말할 거야> 필사를 하다보면
눈으로 보던 것과 조금씩 다른 의미를 찾기도 한다. 사랑이 좋은 것이라 이야기 했지만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도 빼놓지 않고 싶다.
원래 우리는 혼자 태어난다. 그리고 성장하기 위해 혼자 노력한다. 주위의 서포트나 관심이 있지만 내가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사랑을 하면 너와 나의 인생의 구분이 모호해지지만 잊지말자. 사랑이
없더라도 나는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